코스닥 빚투 증가세 두드러져…연초 이후 18% 늘어개인 투심 회복에 코스닥 대형주로 쏠림 현상 뚜렷일부 업종에 과열…지수 하락 시 반대매매 우려도↑
  • 최근 코스닥 시장의 약진이 두드러진 가운데 코스닥을 중심으로 빚투(빚내서 주식투자) 규모도 급증하고 있다. 일부 대형주에 쏠린 지수 상승에 시장 과열 논란이 불거지면서 지수 하락에 따른 반대매매 우려도 커지고 있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국내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18조175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 15조원대 후반까지 떨어졌던 신용잔고는 예상치 못한 연초 상승랠리 이후 국내 증시가 선방을 이어가자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닥 신용융자 잔고의 급증세가 두드러진다. 이날 기준 코스닥 신용융자 잔액은 9조1244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9조506억원)보다도 많다. 

    코스피 시가총액이 코스닥 대비 5배 이상 많다는 점을 감안할 때 빚투 규모가 상대적으로 훨씬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 1월초 이후 코스피 신용융자 잔액은 3.15% 증가했지만 코스닥은 17.48% 급증했다. 

    빚투가 늘어난 데엔 최근 증권사들의 잇단 신용융자 이자율 인하 영향이 적지 않다.주요 증권사들은 금융당국의 이자율 인하 압박 속에 연 10%대 육박했던 신용융자 이자를 8%대까지 낮춘 바 있다.

    무엇보다 빚투가 급증한 건 코스닥 시장을 중심으로 개인투자자들의 투심이 회복된 영향이 크다.

    코스닥은 연일 계속되는 개인투자자 매수세에 힘입어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들어 코스피는 0.53% 하락한 데 비해 코스닥은 4.69% 상승했다. 앞서 지난달에도 코스피는 1.49% 하락했지만 코스닥은 5.41% 오르는 등 대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코스닥 강세 속에 거래대금은 두 달째 코스피 거래대금을 뛰어넘었다. 지난달 1일부터 이달 23일 기준 코스닥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10조7762억원으로, 같은 기간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8조2713억원)보다 30.3%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 대비 눈에 띄는 코스닥의 약진에 과열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코스닥 시장 내 2차전지 소재 가운데 일부 업종이 시장 전체를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코스닥 시총 1위 종목 에코프로비엠은 지난 2월 1일부터 이달 23일까지 113.37%, 시총 2위인 에코프로는 255.14% 급등했다.

    이 기간 코스닥 대형주 지수는 22.62% 올랐지만 중형주와 소형주 지수는 불과 4.01%, 2.38%씩 오르는 데 그쳤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닥시장은 일부 대형 종목들로 수급이 쏠리면서 지수가 움직이는 모습이 관찰된다"며 "지수는 강보합이었는데 유독 하락한 종목 수가 상당히 많거나 지수는 큰 폭으로 상승했는데도 하락한 종목 수가 상승한 종목 수보다 많기도 했다"고 분석했다.

    안 연구원은 "일부 대형주를 제외하면 중소형주로서의 코스닥지수는 이미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경기, 유동성 등 전반적인 상승 모멘텀이 약해지면 종목 선택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수 하락 시 반대매매 우려도 커지고 있다. 코스닥 공매도 금액은 지난달 초 2조9801억원에서 이달 23일 3조4380억원으로 늘었다.

    특히 글로벌 은행 파산 사태에 따른 위기감, 미 기준금리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증시는 높은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소득·소비 지표와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결과에 따라 인플레이션 재점화 가능성이 나타날 수 있다"며 "이 경우 노랜딩에 대한 안도감과 기대심리가 통화정책에 대한 불안감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당분간 증시는 이중고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며 "유럽중앙은행(ECB) 50bp 금리인상에 이어 미국도 25bp 금리인상에 나섰다. 한국도 추가 금리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로 인해 성장 이슈보다는 밸류에이션 부담이 부각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