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한전KDN 임원, 코로나 시국에 출장 가서 관광공무용 렌터카 등 이용… 피감기관으로부터 편의도 제공받아산업부, 상반기 41개 산하 공공기관 해외출장 실태 점검
  • ▲ 산업통상자원부 ⓒ연합뉴스
    ▲ 산업통상자원부 ⓒ연합뉴스
    한국전력 등 에너지 공기업이 지난해 천문학적인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이에 아랑곳없이 임원들이 외유성 해외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드러나 눈총을 받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7일 산하 에너지관련 공공기관 임원의 부적절한 해외출장 관행에 대한 제보를 받고 조사를 벌인 결과, 전임 한국전력 A임원과 현직 한전KDN B임원이 적발됐다고 밝혔다.

    A임원과 B임원은 코로나19 위기 상황 출장자제를 요청한 정부지침을 어기고, 긴급성과 필요성이 낮은 지사‧법인 업무보고나 단순 현지시찰 등을 이유로 A원은 총 5차례(8개국), B임원은 7차례(14개국)에 걸쳐 부적절한 해외출장을 다녀왔다.

    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될 당시 정부는 공공기관 대면행사 연기·취소, 공공기관 모임·회식 자제를 권고했다. 출장은 가급적 비대면 방식을 우선 활용하고 국외 출장은 긴급성 등을 고려해 엄격히 시행하도록 지시했다. 불요불급한 국내외 출장은 최대한 자제 또는 연기하라고 권고했다.

    하지만 A임원과 B임원은 해외출장 기간에 여러 차례에 걸쳐 출장지 인근에 있는 관광지들을 방문했다. 이들은 공적 목적으로 제공된 렌트차량과 가이드를 이용, 출장지 인근 유적지와 유명 관광지를 방문하거나 두바이 등 유명도시를 비롯해 다수의 관람지를 돌아다녔다.

    또한 이들은 해외출장 중 피감기관인 해외지사‧법인 관계자들에게 수차례에 걸쳐 식사비용 전가 또는 현지 차량 제공 등의 편의를 제공받았다. 이들은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 중이던 엄중한 시기에 해외출장지에서 만나 2~3개 기관의 다수 직원들과 함께 4차례에 걸쳐 부적절한 동반 식사 등을 진행했다.

    산업부는 "대규모 적자로 에너지분야 공공기관의 고통분담이 특히 요구되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임원들이 공직자로서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부적절한 외유성 출장을 다녀온 행위에 대해 엄중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전은 지난해 32조6000억 원쯤의 적자를 기록했다.

    산업부는 비위와 관련된 임원 등에 대해 기관경고는 물론, 부당 전가한 출장경비 환수, 향후 공직 재임용 시 결격사유 등의 인사자료가 관리되도록 관련 기관에 통보했다.

    산업부는 올 상반기 중 산하 41개 공공기관 임원들의 해외출장 실태에 대해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점검결과 위법·부당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관련자들의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규정에 따라 엄중 조치하고, 관련 제도개선도 병행추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