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 리츠 TOP 10 지수, 최근 두 달간 11.4% 하락한화리츠, 공모 참패 이어 상장 첫날 8%↓…공모가 하회금리 인상 및 SVB 파산 겹악재…장기적 안목 투자 필요
  • ▲ 삼성FN리츠의 기초 자산인 서울 강남 대치타워(오른쪽)와 서울 중구 에스원빌딩 ⓒ
    ▲ 삼성FN리츠의 기초 자산인 서울 강남 대치타워(오른쪽)와 서울 중구 에스원빌딩 ⓒ
    올해 첫 상장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로 주목받았던 한화리츠가 흥행에 참패하면서 후발주자인 삼성FN리츠가 시장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다. 부동산 시장이 부진한 데다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악재가 맞물린 상황에서 리츠시장 반등의 키를 쥘 수 있을지 주목된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 리츠 종목 중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을 바탕으로 구성된 KRX 리츠 TOP 10 지수는 전일 기준 811.19를 기록, 최근 두 달간 11.4% 하락했다. 

    지난해 9월까지 1000포인트를 웃돌던 해당 지수는 작년 10월 레고랜드 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 발생 이후 크게 하락했다 올해 들어 회복세를 보였다. 

    그러나 최근 미국 SVB 등 중소형 은행들의 연쇄 파산과 대출 금리 인상 기조 등의 영향으로 부동산 시장이 다시 위축되면서 상장 리츠 주가 또한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 침체로 자산 가격이 낮아지고 있고, 시장의 기대와 달리 금리 안정도 더딘 상태"라며 "고금리 상황 속 높은 조달금리로 인해 리츠 배당수익률이 낮아질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리츠 업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올해 첫 상장 리츠로 주목받았던 한화리츠는 흥행 참패를 겪었다. 

    대형 오피스 자산을 내세운 한화리츠는 목표 배당률이 6.85%로 고배당 매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 최종 경쟁률이 0.51대 1에 그쳤다. 일반투자자 대상 물량인 696만주 가운데 353만6540주에 대해서만 청약이 이뤄져 절반가량 미달 사태가 발생했다. 

    상장 이후 주가의 흐름도 좋지 않다. 전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한화리츠는 시초가 대비 7.96%(390원) 하락한 4510원을 기록, 공모가(5000원) 대비 10% 하락 마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한화리츠의 흥행 참패가 예고된 것이란 시각도 있다. 금리 인상과 부동산 시장 침체 등으로 상장 리츠가 제대로 된 가치 평가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 상장을 진행했다는 분석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고금리 속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를 맞은 데다 자금 조달 비용도 상승하는 등 좋지 않은 타이밍"이라며 "한화그룹 금융계열사의 신뢰도와 안정성을 투자 포인트로 내세웠지만 역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배당 성향도 좋고 한화 그룹사의 안정성도 가지고 있어 좋은 투자 대안이라고 생각했으나, 시기가 다소 맞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라며 "앞서 상장돼있던 리츠 종목들의 주가가 이미 많이 하락한 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라고 말했다.

    한화리츠가 흥행에 참패하면서 전일 일반 공모를 시작한 삼성FN리츠의 상장에도 관심이 높아진다. 삼성그룹 최초의 공모 상장리츠인 삼성FN리츠는 이날까지 청약을 받고 4월 중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강남권 대치타워와 시청역 인근 에스원빌딩을 기초로 발행되는 삼성FN리츠는 삼성금융네트웍스 4개사(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SRA자산운용‧삼성증권)가 직접 참여하는 공모 상장 리츠로 관심을 모았다. 보유한 빌딩의 자산 가치 상승 가능성이 크다는 점 등을 내세웠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FN리츠는 한화리츠보다 배당률이 낮지만, 시중 출시된 월 배당 상품 중 유일하게 결산 월을 1·4·7·10월로 설정해 차별성을 높였다"라며 "일반 고배당주와의 차별성이 드러나야 투자자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내다봤다.

    그는 "리츠는 기본적으로 지속적인 현금 흐름이 나오기 때문에 오래 보유할수록 장점이 두드러진다"라며 "장기적인 안목에서 투자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