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삼표시멘트 정기 주총서 사내이사 재선임2010년 삼표 이사회 합류 시작으로 지속 증가 3세 승계 앞두고 장악력 강화‧재원 마련 포석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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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대현 삼표 사장이 사내이사에 재선임되면서 계열사 7곳의 등기이사를 맡게 됐다. 경영 승계를 앞두고 그룹 전반에 대한 지배력이 강화되는 모양새다. 

    28일 삼표시멘트에 따르면 회사는 전날 강원도 삼척시 본사에서 제 32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삼표그룹 오너인 정도원 회장과 정대현 사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임기는 오는 2024년까지다.  

    특히 정대현 사장은 이번 재선임에 따라 계열사 7곳의 사내이사를 겸하게 됐다. 작년 말 기준 정 사장이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곳은 ▲㈜삼표 ▲삼표시멘트 ▲삼표레일웨이 ▲에스피네이처 ▲에스피에스엔에이 ▲에스피에스테이트 ▲디에이치씨인베스트먼트 등 총 7곳이다. 

    삼표시멘트는 정대현 사장 재선임과 관련 “삼표그룹 계열사 사장 및 삼표시멘트의 사내이사직을 수행해 경영전반에 대한 이해가 높으며 당사에 발전에 큰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그룹 계열사에 대한 정 사장의 지배력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그가 사내이사를 맡고 있는 계열사는 2020년 5곳에서 2021년 6곳 지난해 7곳으로 최근 3년간 꾸준히 증가세다. 

    2020년에는 삼표, 삼표레일웨이, 삼표시멘트, 에스피에니처, 에스피에스엔에이의 사내이사였지만 2021년에는 에스피에스테이트, 지난해는 디에이치씨인베스트먼트 사내이사로 각각 신규선임됐다. 에스피에스테이트는 부동산전문 회사로 2018년 설립됐으며, 디에이치씨인베스트먼트는 정 사장이 대표로 있는 경영컨설팅 업체로 2020년 설립됐다. 

    이는 현재 삼표그룹 회장이자 아버지인 정도원 회장보다 5곳이나 많아졌다. 정 회장은 현재 지주회사인 삼표와 삼표시멘트 두 곳에서만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즉, 삼표그룹의 공식적인 대표는 아직까지 ㈜삼표의 최대주주인 정도원 회장이지만 경영 참여 측면에서는 정대현 사장이 앞선 셈이다.

    재계에서는 경영 승계가 본격화되면서 정 사장이 그룹 영향력 확대에 나선 것이란 해석을 내놓고 있다. 그는 정도원 회장의 외동아들로 유력한 차기 후계자다. 2005년 삼표그룹에 입사한 후 삼표기초소재, 삼표레일웨이, 삼표시멘트 등 주력 계열사 주요 보직을 거치며 19년간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특히 2010년 삼표를 시작으로 2014년 신대원과 삼표이앤씨, 2015년 삼표시멘트 순으로 계열사 이사회에 합류하며 경영현안 전반을 챙기기 시작했다. 통상 등기임원에 오르면 중차대한 이사회 안건을 처리하는 등 회사 경영에 대한 책임이 따를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재계에서는 정 사장으로의 경영승계가 본격 신호탄을 쌓아 올린 것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실제 해당 기간 삼표그룹은 지주사로의 체제전환, 수직계열화 등 작업을 통해 정 사장의 지배력을 꾸준히 강화해왔다. 

    정 사장이 여러 계열사의 사내이사를 겸직하는 이유로 그룹 장악력 확대와 함께 이사 보수를 통한 재원 마련도 거론된다. 삼표그룹은 지주회사인 ㈜삼표가 모든 계열사에 대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구조다. 현재 삼표의 최대 주주는 지분 65.99%를 확보한 정도원 회장이다. 

    정 사장이 직간접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지주회사 ㈜삼표의 지분은 30% 수준에 불과하다. 개인이 지분 71.95%를 보유한 에스피네이처를 통해 삼표 지분 19.43%를 간접 확보하고 있으며, 직접 보유 중인 삼표 지분이 11.34%에 달한다. 이사 보수와 배당금 등 사재를 통해 정 회장의 주식을 매입하거나 증여받아야 완전한 승계가 이뤄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정 사장의 과다한 겸직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국내 최대 기관투자가인 국민연금 또한 과도한 겸임으로 인한 업무 충실도 저하, 기업가치의 훼손 등을 이유로 들어 주요 대기업 오너들의 다수 계열사 사내이사 과다 겸직 반대 의사를 수차례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