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한국조선해양·HD현대중공업 등 사명 ‘HD’로 통일GRC에 그룹 역량 결집 이어 ‘오너 3세’ 체제 힘 실어친환경선박·에너지, 무인화 건설기계 등 성과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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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D현대 그룹 계열사가 대대적인 사명변경과 함께 ‘오너 3세’ 정기선 체제에 한층 힘을 실었다. 신사업도 ‘조선·정유·기계’ 중심 전략과 함께 구체화하면서 미래경쟁력이 강화가 예상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와 계열사들은 최근 사명변경과 사업정비로 재도약 준비를 마무리했다. 지난해 그룹명과 기업이미지(CI)를 바꾼 데 이어 계열사 사명에 ‘HD’를 넣어 통일성을 높이고 그룹 정체성을 강화했다.

    옛 현대중공업지주의 새 이름이자 새 그룹명인 HD현대는 ‘인간이 가진 역동적인 에너지(Human Dynamics)로 인류의 꿈(Human Dreams)을 실현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계열사 사명 앞에도 HD를 넣어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부각했다.

    구체적으로 HD현대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과 조선 계열사 현대중공업은 전날 정기주주총회에서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중공업’으로 각각 사명을 바꿨다. 본점 소재지도 기존 서울특별시에서 신사옥 글로벌R&D센터(GRC)가 위치한 경기도 성남으로 옮겼다.

    앞서 건설기계 지주사인 현대제뉴인도 최근 이사회에서 ‘HD현대사이트솔루션’으로 사명을 변경했고 현대건설기계는 ‘HD현대건설기계’,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HD현대인프라코어’로 각각 간판을 바꿔 달았다. 현대일렉트릭은 ‘HD현대일렉트릭’으로, 정유부문 계열사인 현대오일뱅크는 ‘HD현대오일뱅크’로 이름을 새로 지었다.

    HD현대는 최근 사명변경 및 본점 소재지 이전을 완료하며 새로운 50년을 향한 여정을 시작했다. 지난해 3월 정기선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과 함께 현대중공업지주→HD현대로의 사명변경, 12월 신사옥 완공 등 정 사장 체제 시작 1년여 만에 새 출발 준비를 마무리했다.

    HD현대는 ‘조선·정유화학·기계’ 사업 부문의 미래사업 전략을 구체화하며 3대 핵심사업 체제를 완성했다. HD현대는 이들 3개 핵심사업을 통해 한 산업에 집중되는 의존도를 낮추고 균형 성장을 이룬다는 방침이다.

    올해는 조선부문의 흑자전환을 시작으로 각 계열사의 친환경 신사업 성과가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조선부문은 수소, 메탄올, 암모니아 등 친환경 선박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면서 미래 원천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정기선 사장은 조선부문의 신사업 중 하나인 선박 자율운항에 특히 공들이고 있다. HD현대의 사내벤처로 출발한 자율운항 계열사 ‘아비커스(AVIKUS)’는 정 사장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에 급성장하며 그룹의 해양 모빌리티 사업을 이끌고 있다.

    HD현대는 최근 아비커스에 15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2020년 12월 아비커스 설립에 60억원을 들였고 이후 유상증자로 2021년 7월 80억원, 2022년 8월 100억원을 지원한 데 이어 최대 투자액이 집행됐다.

    아비커스는 하이나스(HiNAS)와 하이바스(HiBAS) 고도화와 함께 자율운항 선박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하이나스2.0은 AI가 주변 환경과 선박을 인지해 실시간으로 조타 명령까지 제어하는 자율운항 솔루션이며, 하이바스는 이·접안 지원 시스템이다.

    건설기계 부문은 굴착기 무인화·자동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탄소중립과 스마트 건설 흐름에 맞춘 건설기계를 앞세워 2025년까지 점유율 5% 이상을 달성, 세계 5위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정 사장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서 글로벌 농기계 1위 기업 ‘존디어(John Deere)’ 부스에서 무인 트랙터와 완전 자동화 굴착기 등을 살피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이 오는 5월 전기 굴착기를 선보일 예정인 만큼 정 사장의 관심이 상당했다는 후문이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전기 굴착기에서 나아가 레벨5에 해당하는 완전 자동화 기술구현을 목표로 연구개발(R&D)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건설기계부문에서는 자동차 업계와 같이 무인·자동화 단계를 1~5레벨로 구분해 비교하는데, 현대제뉴인은 1·2레벨 상용화에 성공했다.

    HD현대오일뱅크은 다양한 신사업을 통해 친환경 에너지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CCU(탄소 포집·저장)을 활용해 수소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블루수소’ 프로젝트를 추진 중으로, 친환경 에너지기업으로 거듭난다는 방침이다.

    한편 권오갑 HD현대 회장은 올해 주총에서 사내이사에 재선임됐다. 권 회장은 1978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해 회장에 올라 ‘셀러리맨 신화’로 불린다. 앞으로 3년 더 사내이사를 맡아 전문경영인으로서 갖춰온 경험과 리더십을 바탕으로 정기선 체제 안정화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