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2.2조' 달성…창사이래 첫 2조클럽 진입2019년 인선이엔티 인수후 환경사업부문 신설환경부문 매출 1년새 2464억→4227억 '2배 껑충' 보유용지·수주잔액 각 -11.1·-23.7% 감소 '악재'
  • ▲ 서울 강남구 소재 아이에스동서 본사. ⓒ뉴데일리경제 DB
    ▲ 서울 강남구 소재 아이에스동서 본사. ⓒ뉴데일리경제 DB
    아이에스동서가 환경부문에서 뚜렷한 성장을 바탕으로 창사이래 처음으로 '연매출 2조클럽'에 진입했다. 올들어 폐배터리 확장과 함께 정식 사업부문으로 격상될 것으로 점쳐지는 등 추가성장이 기대된다. 이를 통해 당분간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는 건설부문 실적을 만회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7일 사업보고서 분석결과 지난해 아이에스동서는 매출 2조2784억원을 기록하면서 사상 최대실적을 달성했다. 전년 1조6084억원에 비해서는 41.6% 늘어나면서 3년연속 성장세를 지속했다.

    외형성장은 건설업계에 불어닥친 원자재쇼크와 인플레이션 여파를 방어하는 역할을 했다. 지난해 매출원가는 전년 1조1493억원에서 1조7361억원으로 51.0% 급증했으며 판관비는 1483억원에서 32.9% 증가한 1972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외형성장에 따라 원가율은 4.74%p 증가(71.4→76.1%p)하는데 그쳤으며 판관비율은 되려 0.57%p 하락(9.22→8.65%)했다.

    때문에 영업이익도 전년 3107억원에서 11.0% 증가한 3450억원을 기록할 수 있었다. 이역시 2019년이후 3년연속 증가한 것으로 2010년대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순이익 역시 1106억원에서 2048억원으로 85.1% 뛰었다.

    이처럼 아이에스동서가 호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건설폐기물 매립·소각, 폐자동차재활용 등 환경부문 성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앞서 아이에스동서는 2019년 인선이엔티와 그 종속회사들(건설·자동차 폐기물 처리)을 인수하면서 환경사업부문을 신설했다. 이후 볼트온 전략으로 △환경에너지솔루션(환경설비) △코엔텍(소각·스팀 판매) △영흥산업환경(소각·스팀 판매) 및 파주비앤알 등을 인수해 환경부문 사업구조를 갖춰왔다.

    환경부문 매출은 △2019년 953억원 △2020년 2085억원 △2021년 2464억원 △2022년 4227억원으로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19년 9.89%에서 지난해 18.5%까지 확대됐다. 특히 지난해 경우 환경에너지솔루션 지분을 완전 취득하면서 환경부문 매출이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도 폐기물 재활용업계에서 위치를 공고히 하고 폐배터리 재활용 밸류체인을 정립하면서 환경부문에서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아이에스동서는 최근 주주총회에서 허석헌·정원호·김갑진 3인 각자대표 체제에서 허석헌(건설)·정원호(콘크리트)·김갑진(경영관리)·이준길(환경) 등 4인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아이에스동서 대표는 부문별 총괄을 맡고 있다. 환경사업이 커지면서 총괄을 맡길 환경부문 대표를 선임한 것으로 보인다.

    이준길 신임대표는 인선이엔티 대표다. 다수 환경부문 자회사 가운데 외형이나 실적면에서도 가장 핵심자회사이기 때문에 경영전면에 내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아이에스동서를 제외하면 그룹내 유일한 상장사이기도 하다.

    인선이엔티는 시가총액 4000억원대로 폐배터리 재활용업계에서 유망기업으로 꼽히는 곳이다. 특히 인선이엔티 자회사인 인선모터스는 폐자동차 재활용부문 점유율 1위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폐자동차 재활용은 폐배터리와 2차전지 소재 확보 기반이 되는 사업이다.

    이는 연내 아이에스동서 환경부문이 정식으로 구성될 것이라고 가늠해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아이에스동서는 자체적으로 환경부문 매출을 따로 집계하지만 신사업 자회사들을 통합한 사업부문이 사내에 공식적으로 꾸려진 것은 아니다. 추후 구성될 환경사업부문 역시 인선이엔티를 중심으로 구성될 것이라는 관측이 중론이다.
  • ▲ 경북 칠곡군 소재 아이에스티엠씨 3공장. ⓒ아이에스동서
    ▲ 경북 칠곡군 소재 아이에스티엠씨 3공장. ⓒ아이에스동서
    올해는 폐배터리 재활용에서도 유의미한 실적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아이에스동서는 2021년부터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인 타운마이닝컴퍼니(현 아이에스티엠씨)에 투자를 시작해 올해 1월 인수를 마무리 지었다. 아이에스티엠씨는 국내 최초 기술 및 특허를 다수 보유하고 있으며 업계 최초로 폐배터리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한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로 아이에스동서가 배터리 재활용 밸류체인을 완성했다고 평가한다. △인선모터스(폐배터리 확보) △아이에스비엠솔루션(전처리, 파쇄·양극재원료 추출) △아이에스티엠씨(후처리, 탄산리튬·전구체복합액 양산) 등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국내 폐배터리 재활용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목표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아이에스티엠씨는 2021년 아이에스동서 투자 당시 기업가치가 385억원에 그쳤었다"면서 "그러나 3공장 증설과 니켈, 리튬가격 폭등으로 실적이 대폭 성장하며 지난해 기업가치가 6배 증가하는 기함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7월 3공장 증설이 본격화됐기 때문에 올해 역시 호실적은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시장전망도 좋아 아이에스티엠씨를 필두로 한 환경부문이 더 성장할 가능성도 충분해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 등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시장 규모는 2025년 7억9400만달러로 예상되며 2040년에는 573억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함에 따라 폐배터리시장도 성장하고 있다.

    이에 교보증권은 올해 아이에스동서 환경부문 매출을 지난해 대비 3% 증가한 4354억원으로 예측했다. 전체 매출에서 환경부문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올해 25.4%로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김문호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아이에스동서는 환경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면서 비건설부문 사업기반을 강화하고 있다"며 "환경부문은 진입장벽이 높은 사업특성상 수익구조가 안정적이고 이익률이 양호한 수준으로 건설부문 실적 변동성 완화에 이바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올해도 환경부문 성장세가 이어진다면 건설부문 부진을 어느 정도 상쇄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건설부문은 경기둔화와 지방 미분양 증가에 따른 실적감소 및 향후 개발사업 지연으로 인한 매출과 이익감소가 불가피하다. 자체사업으로 진행되면서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던 △대구 '대구역 오페라 W'와 경북 경주시 '뉴센트로 에일린의뜰' 등 대형현장이 상반기 종료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신규개발사업 등을 위한 보유용지(9618억원, -11.1%)와 수주잔액(2조1176억원, -23.7%) 규모가 줄어들었다는 점 역시 악재로 꼽힌다. 올해는 사실상 진행되는 신규현장이 없기 때문에 매출감소가 불가피한 것이다.

    여기에 울산 울주군에 2021년 공급한 '뉴시티 에일린의뜰 2차' 현장에 425가구(총 967가구) 미분양물량이 남았으며 95억원 수준 준공후 미분양물량도 갖고 있다. 또 미청구공사 대금도 전년 441억원에 비해 71.4% 급증한 757억원 규모에 달한다.

    김세련 애널리스트는 "건설매출 감소에 따른 이익변동을 방어하기 위해 각종 투자를 지속해 왔고 폐기물사업에 이어 최근 폐배터리사업 계획을 발표하면서 장기성장성에 대한 고민을 타파했다"며 "당분간 건설매출 감익이 확정적이지만 아이에스티엠씨 등 고마진 흐름이 이어지고 폐기물사업 마진개선이 확인되면 이익추정치를 상향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