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영 사장, 맥주캔 구매에 본인 소유 계열사 끼워넣어 통행세검찰, 재판부에 징역 2년 선고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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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원. ⓒ뉴데일리 DB
    경영권 승계 등을 목적으로 본인 소유의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태영 하이트진로 사장에 대해 검찰이 항소심에서 징역형을 구형했다. 박 사장은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의 장남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3부(이훈재 부장판사)는 11일 오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넘겨진 박 사장과 김인규 대표이사, 김창규 전 상무, 하이트진로 법인에 대한 항소심 결심 공판을 열었다.

    박 사장 등은 2008~2017년 하이트진로와 삼광글라스의 알루미늄 맥주캔 거래에 박 사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계열사 서영이앤티를 끼워넣는 방식으로 일명 '통행세'를 거둬 약 43억원의 일감을 몰아준 혐의를 받는다. 삼광글라스는 유리용기, 알루미늄 캔 제조·판매 업체다. 특히 알루미늄 캔 최대 고객은 하이트진로다. 

    또 하이트진로가 2013~2014년 맥주캔 제조용 코일과 2014~2017년 밀폐용기 뚜껑을 구매하는 과정에도 서영이앤티를 끼워넣어 각각 8억5천만원, 18억6천만원 상당의 일감을 몰아준 것으로도 조사됐다. 

    이 사건은 지난 2018년 부당한 내부거래를 포착한 공정거래위원회가 하이트진로에 1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박 사장 등 3명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원심 구형과 같이 박 사장에 징역 2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이사에게는 징역 1년을, 김창규 하이트진로 상무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구형했다. 하이트진로 법인에도 벌금 2억 원이 구형됐다.

    1심은 지난 2020년 5월 박 사장에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120시간을 명령했다. 김 대표이사에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1년, 김 전 상무에는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 하이트진로 법인에는 벌금 2억원을 각각 선고했다. 

    검찰은 "피고인들의 행위는 경제질서를 위반. 정면으로 위법한 범행"이라며 "(피고인의) 위법성이 확인됐지만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하이트진로측 변호인은 "피고인들은 우리나라 대표적 주류기업으로 공정거래법 충실히 준수했어야 마땅하다"며 "크게 반성하고 범법행위를 저지르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최후변론에서 "경영자 일원으로서 깊이 반성하고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항소심 선고는 5월 23일로 예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