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주(株), 작년 대비 주가 크게 상승퇴진 위기 몰린 최 회장에 입지강화 요인으로실질적인 임기, 얼마 남지 않은 점도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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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홀딩스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의 주가 상승으로 포스코그룹의 기업 가치가 크게 상승했다. 지난해부터 퇴진 요구에 시달려온 최정우 회장이 주가 부양을 계기로 임기를 완주할 수 있을지 업계 이목이 쏠린다.19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의 주가는 지난해와 비교해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포스코홀딩스의 주가는 작년 9월 30일 21만1000원으로 최저점을 찍은 후 이달 18일 종가 기준 41만4500원으로 두 배 가까이(96.4%) 증가했다.포스코퓨처엠(옛 포스코케미칼)은 작년 7월 4일 10만500원에서 38만2000원,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작년 7월 6일 1만7400원에서 3만500원으로 각각 280.1%, 75.3% 급등했다.포스코DX(옛 포스코ICT)도 작년 7월 4일 4935원에서 1만6940원, 포스코엠텍은 작년 6월 24일 5170원에서 3만2200원으로 243.3%, 522.8%나 올랐다.최 회장은 지난해부터 지속적인 퇴진 요구에 직면하면서 내년 3월 임기까지 완주 여부가 불투명했다. 지난해 초 지주사 체제로 전환을 추진하면서 지주사 본사를 서울에 두겠다는 방침을 밝혔다가 포항 지역사회의 반발을 초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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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지주사 ·미래기술연구원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를 중심으로 포항 지역사회는 수차례 대규모 상경 시위를 벌이면서 최 회장의 퇴진을 촉구했다.지난해 6월에는 성 비위 논란이 불거지면서 최 회장 책임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금속노조 포스코지회, 경북사회연대포럼, 포항참여연대, 포항시 농민회 등은 “구태를 벗어나지 못한 조직문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최 회장이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최 회장은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 수해 피해와 관련, 미흡한 대응으로 같은 해 10월 4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특히 힌남노 상륙을 앞둔 시점에 골프, 미술전시회 방문 일정을 진행한 게 문제가 됐다.올해는 ‘스톡 그랜트’ 논란으로 퇴진 요구가 재점화됐다. 스톡 그랜트는 유능한 인재를 영업하기 위해 스톡 옵션 대신 회사 주식을 무상으로 주는 인센티브 방식이다.포스코홀딩스가 이달 7일 공시한 내용을 보면 최 회장은 지난달 31일 스톡 그랜트로 1812주를 받았다. 이달 18일 종가 기준으로 7억5107만원 규모다.이에 대해 황경로 2대 포스코 회장, 안병화 전 포스코 사장 등 생존 포스코 창업요원들과 원로들은 지난 10일 특별성명서를 통해 최 회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원로들은 성명서에서 “포스코에는 무엇보다 경영 리더십 혁신이 절실하다”며 “최근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최 회장은 사퇴를 통해 책임경영의 사례를 남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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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포스코그룹의 가치 상승은 최 회장의 입지를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최 회장은 지난해 초 그룹의 지속가능한 미래 성장을 위해 지주사 체제로의 개편이 필요하다고 주주들을 설득했다.지난해 1월 임시 주총에서 최 회장은 포스코가 저성장 철강 주식이라는 인식으로 인해 그룹의 잠재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으며, 지주사 체제로 전환해 철강과 신사업 간 균형 성장을 가속화하면 기업 가치가 제대로 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포스코그룹주 주가 상승에는 이차전지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 주 요인이지만 지주사 개편 이후 실제 그룹 가치가 높아지면서 최 회장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한편, 최 회장의 임기가 실질적으로 많이 남지 않았다는 점도 임기 완주 여부의 변수로 꼽힌다.임기는 내년 3월까지이지만 전례대로 CEO 승계 카운슬을 구성하고 CEO 후보추천위원회에서 후보군을 심사하는 과정 등을 감안하면 사실상 임기는 6~7개월 정도로 추측되기 때문이다.업계 관계자는 “최 회장이 추진한 지주사 개편 이후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면서 “포항제철소 침수 피해 복구도 마무리한 만큼 퇴진의 명분이 다소 약해졌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