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승차감·주행성능, 안전사양도 전부 갖춰실내 편의사양 넘쳐, 승용차 기준 승차감 아쉬움디테일 살린 픽업트럭 문화 정수 느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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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풀사이즈 픽업트럭을 처음 보면 차체의 크기와 분위기에 압도된다. 적재함에 짐을 잔뜩 싣어야할 것 같은 픽업트럭과 맞지 않는 고급스러운 주행질감과 실내 구성까지 차량이 보여주는 스펙트럼에 또 한번 놀란다. 승용차 기준으로는 아쉬울 수 있지만, 픽업으로 봤을 때는 차고 넘치는 시에라에 대한 감상이다.

    국내에 출시한 시에라는 5세대 풀체인지 모델로, 하이엔드를 지향하는 픽업트럭이다. 바이크와 요트를 적재하는 것 외에도 비행기를 트레일링 하는 모습을 영상을 통해 공개하며 프리미엄 픽업 문화의 정수를 선보였다. 적재 공간에 900kg 이상의 짐을 싣을 수 있고, 견인력도 최대 4톤을 트레일링할 수 있다.

    여의도 서울마리나에서 인천 석모도까지 약 70km 코스를 왕복했다. 코스는 강화도까지의 국도 구간과 강화도에서 와인딩 성향의 도로까지 짧지만 다양한 코스를 경험할 수 있었다.

    시승을 시작하면서 6m에 달하는 전장과 2m가 넘는 전폭은 주차장을 빠져나가는 순간부터 진땀을 흘리게 했다. 시트 포지션이 높아도 차량 앞부분의 보닛 끝자락이 보이지 않아 짧게 돌려고 했던 핸들링이 화근이었다. 회전반경이 큰 만큼 승용차와는 다른 운전이 필요하다는 걸 실감했다.

    올림픽대로와 강화도로 진입하는 국도 구간에서의 운전석의 승차감은 트럭이 아닌 승용차로 느껴졌다. 8기통 엔진의 배기음은 경쾌하면서도 실내에서의 소음을 억제한 부분이 와닿았다. 센터 스크린과 HUD, 디지털 클러스터까지 큼직한 디스플레이는 답답함 없이 뻥 뚫린 도로만큼이나 마음을 시원하게 만들었다.

    초반 가속에서 변속 느낌은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로 매우 부드러웠다. 426마력을 발휘하는 8기통 가솔린 엔진은 액셀을 밟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을 주지만, 차의 성격으로 인해 응답성이 빠르진 않다. 공차중량이 2500kg이 넘을뿐더러 적재와 트레일링 목적상 토크 위주로 세팅돼있기 때문으로 느꼈다.

    결국 이 차의 진가는 적재 공간에 짐을 가득 싣은 상태에서 험로를 주행하고, 트레일링을 해야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광활한 휠하우스 공간과 서스펜션의 댐핑 압력조절 장치는 모두 극단적인 운행 상황에 최적화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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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형 트럭을 직접 운행해본 적은 없지만, 트럭에 탑승하면 이런 느낌이라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운전자의 위치가 트럭에 탑승한 것과 같아 가감속할 때 차의 속도감을 계기판을 보지 않고는 체감하기 어려웠다. 차량의 크기와 높이로 인해 생기는 광활한 사각지대는 광각 디지털 방식 룸미러와 운전자 보조시스템으로 불안함을 상쇄했다.

    다만 광활한 뒷좌석은 안락함과는 거리가 느껴졌다. 정차 상태에서 2열 탑승객이 느끼는 진동은 작지 않은 수준이며, 승차감도 묘하게 통통 튀는 느낌을 준다. 흡음재를 엔진룸과 휠하우스에 주로 탑재한 만큼 2열 뒤쪽에서 엔진 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 경험도 할 수 있다.

    시에라는 어디까지나 승용차가 아닌 적재와 트레일링에 초점이 맞춰진 트럭인 만큼, 트럭을 놓고 비교한다면 실내 구성과 승차감은 만족스럽다. 운전자 위주로 구성한 센터 콘솔과 각종 편의장비, 2열 승객을 위한 별도의 적재 공간은 승용차의 안락함과 편안함을 추구한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차체의 크기와 엔진의 응답성, 2500kg이 넘는 공차중량 등 차량이 주는 ‘여유로움’은 운전자도 여유를 즐기도록 만든다.

    차량에 적용한 디테일은 픽업 문화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폴딩 발판과 차량 후면 발판, 다양한 헤드램프 조명과 작업대는 아웃도어 활동에 적합하다. 베드로 올라서는 손잡이와 트레일링 시 후면부 조작버튼 잠금 기능 등 픽업트럭을 운행하는 사용자에게 꼭 필요한 부분들을 놓치지 않았다.

    국내에서도 이 차에 대한 수요가 충분하다는 점이 입증된 만큼 차체 크기로 인한 도로와 주차 문제 등은 차주에게 큰 문제가 되지 않을 듯하다. 이 차의 타겟 고객은 세컨카가 아닌 서드카로 시에라 구매를 고려하는 만큼 차량 운행장소가 다를뿐더러 자체로 주차 공간도 갖춘 사람들이다. 바이크와 요크 등 하이엔드 취미를 가졌거나 농장을 운영하는 등 캠핑·아웃도어와 레저활동에 특화됐기 때문이다.

    한편, 국내 출시한 시에라는 드날리 트림의 5인승 숏박스 모델이다. 가격은 드날리 트림이 9330만원, 드날리-X 스페셜 에디션은 9500만원이다. 픽업트럭은 상용차로 분류돼 연간 자동차세가 2만8000원이며, 개별소비세와 교육세가 면제될뿐더러 취득세도 승용차보다 적다는 이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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