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물 회사채 900억원중 수요예측서 130억만 주문민평금리 보다 높은 이자율…미매각 총액인수 방식 7년만에 '어닝쇼크'…이미 4분기 흑자전환 반등성공 1년내 만기도래 단기차입금 1953억…현금상환 가능 미청구공사대금 소폭감소…보유중 악성미분양 전무
  • ▲ 서울 서초구 소재 KCC건설 본사. ⓒ성재용 기자
    ▲ 서울 서초구 소재 KCC건설 본사. ⓒ성재용 기자
    KCC건설이 최근 공모한 회사채가 다소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수요예측에서 전체 14.4%만 마감되며 미매각 채권에 대한 우려와 함께 회사재무에 불신이 확산됐다. 그러나 이는 기우(杞憂)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미 KCC건설 수익성은 반등했고 재무건전성 또한 여전히 양호한 수준을 유지중이다. 최근 업계 주된 리스크로 지목되고 있는 PF우발채무와 미청구공사금액 역시 대응 가능한 정도다.

    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CC건설은 19일 2년물 900억원어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130억원 매수주문만 받으며 770억원 미매각이 발생했다.  

    당시 KCC건설은 개별민간채권평가사(민평) 평가금리 대비 -30bp(베이시스포인트, 1bp=0.01%p)~+160bp를 가산한 넓은범위 이자율을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번 미매각에 대해 IB업계에서는 지난해말 레고랜드사태 이후 건설회사채에 대한 투자자 시선이 여전히 부정적이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실제 올들어 공모채시장에서 자금조달에 나선 건설사들 대부분은 미매각을 맞거나 개별민평금리보다 높은 금리로 발행조건을 확정했다.

    일례로 신세계건설(A)은 지난달말 800억원을 조달하기 위해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100억원 주문을 받는데 그쳤고 한신공영(BBB+)과 HL디앤아이한라(BBB-)도 각각 500억원 조달에 나섰지만 시장수요가 거의 없었다.

    GS건설(A)도 민평금리보다 1.4%p 높은 금리에 주문을 채웠고 우량채로 분류되는 현대건설(AA-) 조차 모집물량(1500억원)의 2배를 겨우 넘기며 민평금리 보다 높은 금리로 발행해야만 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침체한 부동산경기에 대한 전망이 여전히 불확실하고 건설사들 PF우발채무 부담이 여전해 KCC건설 역시 '건설채 기피현상'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요예측에선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KCC건설 회사채 발행에는 전혀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KCC건설은 키움증권을 단독 주관사로 선정하고 KDB산업은행, KB증권, NH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등 인수단을 꾸려 미매각물 총액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회사채 발행을 진행했다. 이에 따라 남은 미매각물은 이들 인수단이 나눠 가질 예정이며 KCC건설은 오는 26일 계획대로 회사채를 발행할 방침이다. 

    일각에선 KCC건설 재무구조에 의구심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사업보고서를 보면 KCC건설 지난해 개별기준 매출액은 1조8930억원으로 전년 1조3639억원 대비 38.7%나 늘어났다. 이는 2010년대 들어 최대치다. 

    반면 영업이익은 -10억원으로 집계되며 2015년 -935억원이후 7년만에 다시 '어닝쇼크'를 기록했지만 분기기준으로는 이미 반등에 성공했다. 4분기 영업이익은 34억원으로 전분기 -78억원에 비해 흑자전환 했으며 전년동기 -52억원에 비해서도 괄목할 만한 실적을 보였다. 특히 지난해 3분기부터 시작된 전년대비 감익도 4분기 들어 반등했다. 

    정성훈 나이스신용평가 실장은 "KCC건설은 재건축·재개발을 비롯해 건축·주택 도급수주로 최근까지 공사잔액이 증가해왔다. 이를 바탕으로 당분간 매출액 1조원을 상회하는 안정적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원자재가격 상승과 이에 대한 추가원가 반영으로 최근 영업수익성이 저조했지만 앞으로는 2~4% 수준의 EBIT/매출액을 나타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재무건전성 주요지표인 차입금의존도(56.9%)와 부채비율(165%)도 안정적인 편이다. 일각에선 차입부담(2568억원, +84.5%)이 가중됐다는 지적도 있지만 2015년이후 자본총액이 지속 확충돼 2010년대 들어 최대규모로 성장한 만큼 건전성엔 문제가 없다는 평가다. 

    보유현금 및 현금성자산 규모도 2168억원으로 1년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차입금 1953억원을 전액 현금으로 상환할 수 있는 수준이다.

    홍석준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보유 유동성 수준, 본사사옥을 포함한 부동산가치, 그룹신인도 등을 고려하면 안정적인 수준의 재무구조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2545억원 규모 PF우발채무도 자본 규모에 비해 과한 수준은 아니다. 미분양이 장기간 지속하면서 PF지급보증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는 대마산업단지(2013년 준공) 경우 기분양업체 입주잔금 및 신규분양 수입금으로 지급보증 규모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아울러 토목공사를 진행중인 김포한강시네폴리스 현장에 대해서는 900억원 PF지급보증을 제공하고 있지만 산업단지 부지매각 등을 통해 부담을 해소할 방침이다. 

    뿐만 아니라 업계 잠재리스크로 꼽히는 미청구공사 대금도 2021년 2769억원에서 지난해 2635억원으로 소폭 줄었으며 보유중인 완성주택(악성미분양)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