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신규 지정, 이차전지·해운업 급부상… 현대해상·일진 제외상호출자제한집단에 LX·장금상선·쿠팡 진입… 교보생명·두나무 빠져동일인 등 국적현황 첫 조사… OCI 이우현 부회장만 '미국인'
  • ▲ 브리핑을 하고 있는 한기정 공정위원장. ⓒ공정위
    ▲ 브리핑을 하고 있는 한기정 공정위원장. ⓒ공정위
    엘엑스(LX)그룹, 에코프로, 고려에이치씨, 글로벌세아, DN, 한솔, 삼표, BGF 등 8개 기업집단이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되고, 현대해상화재보험과 일진이 공시집단에서 제외됐다. 이에 따라 올해 공시집단은 지난해 76개에서 올해 82개로 늘어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다음 달 1일자로 82개 기업집단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할 계획이라고 25일 밝혔다.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회사 수는 지난해 2886개에서 190개 증가한 3076개가 됐다.

    공정위는 매년 5월 자산총액이 5조 원 이상인 기업집단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하는데, 이들 기업집단은 기업의 현황과 대규모 내부거래, 비상장 회사의 중요사항, 주식 소유 현황 등을 공시해야 하며 총수 일가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받는다.

    공정위는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자산총액 10조 원 이상인 48개 집단(소속회사 2169개)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할 계획이며, 올해 신규 지정된 집단은 LX, 장금상선, 쿠팡이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상호출자금지, 순환출자 금지 등의 규제를 받는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서 제외된 곳은 교보생명보험, 두나무다. 교보생명은 금리상승에 따른 채권 등 매도가능금융자산의 평가금액이 감소했으며 두나무는 가상자산 수수료 수익이 감소하고 고객예치금도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이차전지·전기차·해운업 성장… 포스코 5위·롯데 6위 순위 변동
  • ▲ 전기차 충전소 ⓒ연합뉴스
    ▲ 전기차 충전소 ⓒ연합뉴스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은 이차전지, 전기차 등 신산업 성장에 따라 그 수가 크게 늘어났다. 8개 신규 지정집단 중 이차전지 업체인 에코프로(자산총액 62위), 화물 운송업을 하는 고려에이치씨(69위), 의류·골판지·건설업을 하는 글로벌세아(71위), 자동차 부품업을 하는 DN(73위)의 경우 전년대비 자산총액이 2조 원 이상 급증했다.

    제지업을 하는 한솔(77위), 콘크리트 제조업을 하는 삼표(80위), 체인화 편의점을 하는 BGF(82위)는 전년 자산총액이 4조9000원 쯤에서 2700억~4900억 원 증가해 5조 원을 겨우 넘기면서 공시집단으로 지정됐다.

    눈에 띄는 점은 신성장 사업 뿐 아니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비대면 시장 성장, 해운운임 상승 등에 따라 해운·온라인 유통 업종 주력 집단들의 자산총액 기준 순위가 상승한 것이다.

    해운업을 하는 HMM은 지난해 자산순위가 25위에서 올해 19위로 상승했으며 SM은 34위에서 30위, 장금상선은 50위에서 36위로 껑충 뛰었다. 쿠팡은 53위에서 45위로 상승했다. 

    장금상선(해운)과 쿠팡(온라인유통)은 공시대상기업집단에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진입했다.

    자산총액 상위 10위 기업집단 내 포스코와 롯데의 순위도 바뀌어 포스코가 기존 6위에서 5위로 올라서고, 롯데가 기존 5위에서 6위로 내려 앉았다. 포스코의 자산이 늘어난 것은 포스코가 포스코홀딩스로 물적분할하면서 신설회사의 주식가치가 30조 원 쯤으로 추가 산정됐기 때문이다.

    그 외 상위 10위 내 기업의 자산총액 순위는 전년과 변화가 없었다. 1위는 삼성, 2위 SK, 3위 현대자동차, 4위 LG, 5위 포스코, 6위 롯데, 7위 한화, 8위 GS, 9위 HD현대(구 현대중공업), 10위 농협 순이다.

    ◇대형 M&A 영향… 금호아시아나-대우조선 지정 제외 전망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기업집단 간 대형 결합(M&A)로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에서 제외되는 사례도 있었다. 롯데케미칼이 이차전지 소재인 얇은 구리막인 동박을 제조하는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함에 따라 공시집단에서 일진이 제외됐다.

    KG모빌리티홀딩스가 쌍용자동차와 자회사인 SY오토캐피탈을 인수함에 따라 KG는 자산총액 순위가 71위에서 55위로 뛰었다.

    현재 심사 중인 대형 M&A도 공시집단 지정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진과 금호아시아나의 기업결합이 완료되면 금호아시아나는 자산총액이 3조5000억 원 미만이 돼 공시집단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와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기업결합이 완료되면 대우조선의 전체 계열회사가 한화에 인수돼 기업집단이 소멸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의 경우는 SM엔터테인먼트의 주식 공개매수를 통해 경영권을 인수해 계열회사 수가 기존 122개에서 147개로, 자산총액은 32조4000억 원에서 34조2000억 원으로 늘었다. 하이브는 2021년 이후 사업규모가 급격히 확대됐지만 SM엔터테인먼트의 경영권 인수를 포기함에 따라 자산총액이 5조 원에 미달해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되지는 않았다.

    이밖에 연속으로 공시집단으로 지정된 74개 집단 중 동일인이 변경된 집단은 DL(구 대림)이 유일하다. 공정위는 이해욱 DL 회장이 회장 취임 후 주요 의사결정을 하고 있으며 최상단 회사인 대림의 최다출자자(52.26%)인 점 등을 고려할 때 기존 동일인인 이준용 DL 명예회장의 지배력이 아들인 이해욱 회장으로 이전됐다고 판단했다.

    공정위가 올해 처음으로 기업집단 측에 동일인과 배우자, 동일인 2세의 국적 현황을 제출하라고 요청한 결과, 총수가 있는 72개 기업집단 중 OCI만 유일하게 동일인인 이우현 대표이사 부회장이 미국인인 사실이 확인됐다. 이 외에도 배우자가 외국국적을 보유한 집단은 7개, 동일인 2세가 외국국적 또는 이중국적을 보유한 집단은 16개(31명)인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