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원대에서 1330원까지 올라더 벌어질 한미금리차 부담반도체 회복, 중국 리오프닝은 긍정적
  • 연초 1200원대에 머물던 원/달러 환율이 4월 들어 상승 흐름을 보이며 연고점을 경신해 배경과 전망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5일 오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1334.8원) 대비 소폭 하락하긴 했지만 여전히 1330원 위에서 거래 중이다.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당시 환율은 1400원대 중반까지 치솟았다가 이후 시장안정화 조치로 하락 흐름을 보여 올해 2월 2일에는 1220.3원(연저점)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이후 슬금슬금 오르기 시작해 3월 들어서는 1300원대로 올라섰고, 4월에는 연중 고점을 경신하며 1334.8원(24일)까지 상승했다. 3개월도 안 돼 약 115원(19%)이나 올랐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연준이 5월 0.25%포인트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한미 금리차가 1.75%포인트로 더 벌어지면 국내 외국인 자금이 해외로 이탈할 유인이 커진다. 달러 수요가 늘어나면 환율은 오를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금통위도 금리를 더 올리면 이탈 유인이 어느 정도 상쇄되겠지만 그러기엔 국내 경제 상황이 녹록치 않다.

    반도체 등 수출 부진으로 올 초부터 이달 20일까지 무역적자 규모가 266억달러에 이르고 있다. 14개월 연속 적자이고, 지난해 연간 무역적자(478억달러)의 절반을 넘어섰다.

    금통위가 금리를 올리지도, 내리지도 못하는 동결 흐름을 올해 지속한다고 본다면 추세적으로는 환율 상승 흐름이 자연스러운 상황이다.

    실제로 외환시장에서 수입업체 결제수요(달러 매수)는 풍부한데 수출업체 네고물량(달러 매도)은 월말임에도 간헐적이라는 게 외환 딜러들의 전언이다. 1350원까지는 상승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보는 분위기다.

    다만, 하반기 반도체 수요 회복과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를 감안하면 상승 흐름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금융위기 등 돌발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상저하고의 경기 흐름에 따라 환율이 1400원을 뚫고 올라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이 시각이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미국을 방문 중인 윤 대통령이 우리나라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와 자동차 쪽에서 빈손으로 돌아올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며 "하반기 수출 실적이 뒷받침된다면 환율 상승 흐름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