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류 3개월째 하락… 빵·과자 등 가공식품은 7.9%↑전기·가스·수도 상승폭 전월比 하락… 2분기 요금인상 변수통계청, 4월 소비자물가동향 발표
  • ▲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2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4월 소비자 물가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2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4월 소비자 물가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4개월 만에 3%대로 진입했다. 그러나 물가의 추세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여전히 4%대 중반의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다만 근원물가는 더디긴 해도 상승률이 한풀 꺾이며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0.80(2020년=100)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상승했다.

    이는 3월 상승률인 4.2%보다 0.5%포인트(p) 낮은 것으로, 물가상승률이 3%대로 내려앉은 것은 지난해 2월(3.7%) 이후 1년2개월 만이다.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7월 6.3%로 정점을 찍은 후 서서히 둔화했지만, 올해 1월까지 5%대를 유지하며 고공행진 해왔다. 2월(4.8%)로 접어들며 상승률이 4%대를 보인지 두 달 만에 3%대로 진입했다.

    물가를 끌어내린 것은 석유류다. 석유류 가격은 지난해보다 16.4% 하락하는 등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물가 상승 흐름을 둔화시키고 있다.

    석유류의 물가상승률 기여도는 지난 2월 -0.05%p에서 3월 -0.76%p, 4월 -0.9%p로 감소 폭이 커지고 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휘발유는 1년 전보다 -17%, 경유 -19.2%, 자동차용LPG -15.2%를 각각 기록했다.

    다만 가공식품은 7.9% 상승했다. 이에 따라 석유류·가전·가공식품 등 공업제품의 전체 물가는 2% 상승했다. 빵은 11.3%, 스낵과자 11.1%, 우유 8.9%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농·축·수산물 물가는 1% 오르는데 그쳤다. 하지만 양파(51.7%), 파(16%), 풋고추(14.4%) 등이 크게 오르며 채소류는 1년 전보다 7.1% 증가했다. 축산물의 경우 국산쇠고기(-6.7%), 수입쇠고기(-6.6%)가 하락하며 전체적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 가격이 내렸다.

    전기·가스·수도는 23.7% 상승했다. 다만 상승 폭은 전달(28.4%)보다 둔화했다. 2분기 전기·가스요금 인상이 보류되면서 3월과 4월의 전기·가스요금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반면 개인서비스 상승률은 6.1%로, 전달(5.8%)보다 0.3%p 올랐다. 보험료(17.6%), 공동주택관리비(5.3%), 구내식당식사비(7.9%), 햄버거(17.1%) 등이 올랐다.

    외식을 제외한 개인서비스 물가는 5% 상승했다. 지난 2003년 11월(5%) 이후 19년5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인 충격에 따른 물가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려고 작성한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4.6% 상승했다. 지난 1월 5%, 2월과 3월 각 4.8%보다 상승 폭이 꺾였다. 또 다른 근원물가 지표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3월과 같은 4%의 상승률을 보였다.

    체감물가를 파악하려고 지출 비중이 크고 자주 사는 144개 품목을 토대로 작성한 생활물가지수는 지난해보다 3.7% 올랐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총지수 측면에서 보면 하락 폭이 커져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하는 추세"라며 "하반기에는 전반적으로 안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전기·가스요금 인상 시기와 국제유가 등 국제 원자재 가격과 환율 등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