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법인, 출자일정 한달 늦췄지만 기존대로 완료현지 라마단 기간 고려하지 못한 해프닝中 이어 라면 소비 최대국, '할랄' 무슬림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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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양식품
    삼양식품이 우여곡절 끝에 인도네시아 법인 설립을 완료했다. 인도네시아는 중국·미국·일본에 이은 삼양식품의 네번째 해외 무대다. 앞선 진출 국가와 달리 인도네시아는 무슬림 식문화가 엄격한 국가다. 법인 출자를 앞두고 최대 종교 행사인 라마단 행사와 맞물리면서 출자 시기가 재차 조정되는 등 해프닝을 겪었지만, 예정대로 법인 설립을 완료하면서 '할랄' 시장에 본격 신호탄을 쐈다.

    8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지난 4월28일 인도네시아 신규 법인을 출자했다. 출자 규모는 36억원으로, 이번 법인 설립으로 인도네시아 내 판매를 강화하고 영업망을 확대할 방침이다. 

    앞서 삼양식품은 3월 6일 인도네시아 법인을 설립한다는 내용을 처음 공시했다. 당시 법인 취득 예정일은 4월 30일이었지만, 4월 28일 삼양식품은 취득 예정일을 한달 늦춘 5월 31일로 재공시했다. 인도네시아 현지 라마단 기간(3월23일~4월21일)으로 서류 작업이 지연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지난 3일 삼양식품은 재공시 내용과 달리 이미 4월 28일 신규 법인 설립을 확정했다는 내용의 정정공시를 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현지 라마단 기간으로 은행 등 영업이 중단되면서 서류 작업이 지연될 것으로 예측해 설립 일정을 여유있게 설정한 것이다"며 "다행히 라마단 시기와 직접적으로 겹치지 않아 예정대로 4월 내 법인 설립을 마무리 짓게 됐다"고 설명했다.

    삼양식품이 두 차례 정정공시를 낸 배경에는 현지 사정을 고려하지 못한 탓이 크다. 라마단은 이슬람교에서 행해지는 '단식 성월'로 한달동안 일출에서 일몰 때까지 의무적으로 금식해야 한다. 인도네시아는 이슬람교 인구 비중이 87%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만큼 라마단 행사는 현지인들에게 가장 큰 행사인 셈이다.

    현지 관계자와 삼양식품 간 내부 소통도 원활하지 못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처럼 문화적 차이가 크고 인구가 많은 시장에서는 제품 하나를 출시하더라도 여러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행히 예정대로 법인 출자를 마친 삼양식품은 향후 무슬람 입맛에 맞춘 '할랄 제품'을 앞세워 인도네시아 매출 규모를 키우겠다는 목표다. 할랄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무알콜은 물론, 이슬람식 도축법인 다비하를 거친 소·양·산양 등의 고기로 만든 식품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 삼양식품은 2017년 업계 최초로 인도네시아 무이 할랄 인증을 받고 할랄푸드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맵고 짠 음식을 선호하는 현지인들의 특성을 고려해 현재 불닭 브랜드 면류 및 소스류와 삼양라면 매운맛을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중국에 이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라면을 많이 소비하는 국가다. 특히 유튜브 등 SNS를 통한 해외 라면 인기가 높아지며 연평균 라면 수입액은 5.5% 이상 증가하는 추세다.

    현재 라면업계에서 인도네시아 법인을 설립한 곳은 삼양식품이 유일하다. 농심과 오뚜기는 인도네시아에 수출하고 있지만 현지 법인은 없는 상태다. 이들 역시 수출용 제품에 한해 할랄 인증 혹은 비할랄 인증 마크를 부착해 판매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K-라면에 대한 인기가 커지고 있고 유튜브, 드라마 등을 통해 K-브랜드 인지도도 높아지고 있다"며 "식품업계가 인도네시아에 수출규모를 늘리고 있는 추세지만 법인 운영 시 영업, 마케팅, 신제품 개발에 탄력이 붙는 등 시장 규모를 키우는데 유리할 전망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