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리테일코리아, 지난해 2년만에 배당 재개유니클로 배당 1400억원 중 롯데쇼핑이 686억원 수령 롯데쇼핑 실적 부담에 투자 SPA브랜드 완충장치로
  • ▲ 자라 매장.ⓒ자라리테일코리아
    ▲ 자라 매장.ⓒ자라리테일코리아
    수년간 ‘미운오리’였던 SPA브랜드의 부활에 롯데쇼핑이 모처럼 웃었다. ‘엔데믹’ 이후 빠르게 SPA브랜드가 실적 회복세를 보이면서 배당을 재개하거나 늘렸기 때문이다. SPA브랜드의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이런 추세는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9일 롯데쇼핑 등에 따르면 회사가 지분을 보유 중인 SPA브랜드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일제히 배당을 확대 중이다.

    SPA브랜드 자라를 판매하는 자라리테일코리아는 지난해 회계연도(22년 2월~23년 1월) 매출 4142억원을 기록하며 3년만에 4000억원대 매출을 회복했다. 지난해 영업이익도 4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0.1% 늘었다. 자라리테일코리아는 2019년 매출 4155억원을 기록한 이후 이듬해 매출 3056억원으로 추락한 바 있다. 

    이런 실적회복에 힘입어 배당도 2년만에 재개됐다. 자라리테일코리아는 지난해 총 109억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자라리테일코리아는 스페인의 Industria de Diseno Textil, S.A.와 롯데쇼핑이 각각 지분 80%, 20%를 보유한 곳이다. 이로서 롯데쇼핑은 약 22억원의 수익을 챙길 수 있게 됐다.

    SPA브랜드 유니클로를 판매하는 에프알엘코리아도 지난해 회계연도(21년 9월~22년 8월)에 총 1400억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전년의 배당금 100억원보다 14배가 뛴 규모다. 에프알엘코리아는 일본의 패스트리테일링이 51%를, 롯데쇼핑이 49%를 보유한 기업이다. 이번 배당에서 롯데쇼핑의 몫은 약 686억원 규모다.

    에프알엘코리아 역시 실적 개선이 배당의 주요 이유가 됐다. 

    에프알엘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704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0.9% 신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14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16.8% 늘었다. 매출 규모만 보면 일본 불매운동의 이전만큼은 아니지만 코로나19 이전을 뛰어넘은 회복에 성공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사회적 거리두기의 종료로 외출이 늘어나면서 패션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며 “이 과정에서 유행에 빠르게 대응하는 패스트패션 브랜드의 성장이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이런 배당의 확대는 롯데쇼핑에게 있어서는 가뭄의 단비다. 롯데쇼핑은 엔데믹에 따른 실적회복에도 불구하고 대형마트와 롯데하이마트의 부진 등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부진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롯데쇼핑은 지난해 286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SPA브랜드의 회복은 이런 롯데쇼핑에 상당한 완충장치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추세는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포근한 봄과 온난한 날씨로 외부 활동이 증가하면서 패션 수요가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기 때문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유통업계의 매출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4.3%로 이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인 카테고리는 패션·의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