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은행 위기 여진 … 기관 금 매입↑ 올 1분기, 세계 중앙은행 금 순매수 228톤金 한 돈 40만원 시대… 반돈·1g 반지 인기
  • 글로벌 금 시세가 다시 상승 국면을 맞았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미국 은행 위기가 대두되며 기관 투자자들이 리스크헤지 수단으로 금 투자를 확대한 결과다.

    여기에 미국의 기준 금리 인상이 마무리될 것이란 관측과 추가 인상 여력이 남아있다는 시각이 혼재되면서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9일 미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현물은 트라이온스당 2030.2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금 선물은 2030.30 달러에 거래되며 고공행진 중이다.

    글로벌 금값 인상의 큰 손 역할은 미 기관투자자가 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3월 은행 위기가 닥친 이래 두달 여간 금 선물시장서 200억달러(약26조원) 규모의 금을 순매수 했다. 언제 닥칠지 모르는 금융 위기에 대비해 안전자산인 금을 '안전판'으로 삼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러한 금 선호 기류는 각국 중앙은행도 마찬가지다. 지난해부터 세계 중앙은행은 금 매입을 늘려 국제가격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 특히 중국 인민은행은 기축통화인 달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금 매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올 1분기 세계 중앙은행들이 매입한 금은 총 228톤(t)으로 1년 전보다 176% 증가했다. 역대 1분기 기준 최고 수준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국내 금값 역시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한국거래소(KRX)에서 이날 금 1g은 8만6040원에 거래되고 있다. 시중에 판매되는 금 1돈(3.75g) 가격도 뛰어 40만원을 넘어가자 1돈 대신 반돈, 1g짜리 순금 반지 수요가 커지고 있다. 

    동시에 금 투자에 대한 관심도 올라가는 모습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판매하는 금 현물 상장지수 펀드(ETF)의 순자산액이 7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 4월 초 600억원을 넘어선 뒤 한달 만에 100억원이 넘게 몰렸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본부장은 "최근 경기 불확실성에 따라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높아져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 추세도 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