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우리 기업 기술력 홍보… 사우디, 프로젝트별 투자계획 공유미래 모빌리티·도로 분야 2건 MOU… 전문가 교류·공동연구 등 추진원희룡 장관, 지난해 '원팀코리아' 이끌고 사우디 찾아 수주활동 지원
  •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해 11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크라운플라자 RDC호텔에서 사우디 교통물류부와 공동 개최한 '한-사우디 모빌리티&혁신 로드쇼'에 참석해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해 11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크라운플라자 RDC호텔에서 사우디 교통물류부와 공동 개최한 '한-사우디 모빌리티&혁신 로드쇼'에 참석해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우리 정부가 '네옴시티'로 대표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메가 프로젝트를 수주하기 위해 양국 간 경제협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제2의 중동 붐을 통해 수십조 원의 '오일머니'를 끌어오기 위해서다.

    국토교통부는 9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제2회 한-사우디 모빌리티·혁신 로드쇼'를 진행했다. 행사에는 원희룡 국토부 장관과 살레 빈 나세르 알 자세르(Saleh bin Nasser Al Jasser) 사우디 교통물류부 장관을 비롯해 양측의 공공기관·기업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행사는 지난해 말과 올해 초 두 차례에 걸친 '원팀 코리아'의 사우디 수주 활동 성과로 여겨진다. 앞서 원팀코리아는 지난해 11월 사우디 수도 리야드를 찾아 다양한 분야의 한국 기업(22개)을 소개하며 사우디가 추진하는 메가 프로젝트의 수주 기반을 다진 바 있다. 수주지원단장인 원 장관은 사우디에 양국 간 정례화된 협력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제안해 왔다.

    이에 사우디는 원팀코리아의 방문 11개월 만에 답방으로 8~10일 한국을 찾았다. 알 자세르 장관과 교통물류부, 항만청, 철도공사 등으로 구성된 사우디 대표단 38명이 동행했다.

    원팀코리아가 사우디의 수주 활동에 주력했던 이유는 사우디가 한국 해외건설 국가별 누적 수주액 전체 1위(1565억 달러)를 기록하고 있는 핵심 국가이기 때문이다. 사우디가 총 5000억 달러 규모의 네옴시티 등 메가 프로젝트들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우리 기업들의 구미를 당기는 요인이다. 네옴시티는 한화로 660조 원쯤을 투입해 사우디 홍해 인근의 2만 6500㎢ 부지에 첨단 스마트도시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사우디의 이번 답방은 한국의 메가 프로젝트 유치전이 원활하게 흘러가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오른쪽)과 사우디아라비아 살레 빈 나세르 알자세르 교통물류부 장관이 9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한-사우디 모빌리티 및 혁신 로드쇼'에서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오른쪽)과 사우디아라비아 살레 빈 나세르 알자세르 교통물류부 장관이 9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한-사우디 모빌리티 및 혁신 로드쇼'에서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날 국토부는 사우디에 우리 기업의 기술력과 역량을 피력했다. 사우디는 자국에서 추진 중인 프로젝트들의 추진 계획을 소개하며 협력을 당부했다.

    원 장관은 환영사에서 "이번 로드쇼를 통해 사우디의 국가교통물류 전략과 투자 기회를 직접 공유하고, 원팀코리아를 대표하는 우리 기업들이 사우디의 계획을 실현할 수 있도록 다양한 혁신 기술들을 선보일 것"이라며 "양국 협력이 전방위적으로 확장되는 또 한 번의 중요한 이정표를 세우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에는 양국의 발주처, 유관기관, 기업, 전문가 등이 양국의 교통물류와 모빌리티 관련 정책과 혁신 기술 등을 소개하는 세션이 마련됐다.

    사우디 측은 발표 세션에서 '사우디 비전 2030'에 따른 글로벌 물류허브 구축과 국가교통물류전략 등을 발표했다. 민간항공청과 교통청, 사우디 철도공사 등의 주요 발주처에서는 공항여객터미널 건설과 물류단지 조성, 고속도로 건설, 철도 인프라 구축 등 분야별 프로젝트의 추진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국토부는 "사우디 측이 소개한 주요 프로젝트의 발주 정보와 투자 계획 등을 관련 업계에 공유하고 기업들이 사우디 진출 전략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지속해서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진 우리 측 발표세션에선 한국교통연구원의 스마트 모빌리티 관련 발표가 있었다. 건설설계, 모빌리티, 건설시공 등 분야별 8개 기업은 한국의 기술력과 역량에 대해 소개했다.

    전시·홍보도 병행했다. 한화시스템은 도심항공교통(UAM) 실물 모형(Butterfly), 네이버는 5G 클라우드 기반 브레인리스 로봇(Rookie), 디폰은 스마트윈도우 실물 상품 등을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양국 장관은 이날 '미래 모빌리티·혁신 분야'와 '도로 분야'에서 2건의 양해각서(MOU)를 맺고 협력 체계를 공고히 했다. 양국은 국가 간 정책 협력이 필요한 자율차와 전기·수소차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로 협력 범위를 구체화하고, 앞으로 △사절단·전문가 교류 △워크숍·훈련 프로그램 공동 개최 △공동 연구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원 장관은 "한국과 사우디는 전통적인 에너지·건설 인프라 분야뿐만 아니라 최근 스마트시티·IT·모빌리티 등 새로운 분야에서의 협력이 확대되고 있다"며 "이번 로드쇼가 양국 협력을 선도하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양국 민관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고, 우리 기업이 메가 프로젝트를 수주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사우디 대표단은 이번 방한 기간에 인천국제공항과 철도교통관제센터 등 교통물류 관련 주요 현장을 시찰했다. 삼성 이노베이션 뮤지엄 등을 방문해 우리 기업의 혁신 기술에 대한 설명도 들었다. 마지막 날인 10일에는 부산신항을 방문해 항만물류 분야를 시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