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네이버-삼성페이' 협업 돌연 중단협업시 3000만 SK텔레콤 고객 이탈 우려애플페이 맞선 '토종 페이' 연합전선 '균열'
  • ▲ 스마트폰에서 삼성페이를 통해 네이버페이 온라인 주문형 가맹점의 간편 결제를 이용하는 모습ⓒ삼성페이
    ▲ 스마트폰에서 삼성페이를 통해 네이버페이 온라인 주문형 가맹점의 간편 결제를 이용하는 모습ⓒ삼성페이
    네이버페이와 삼성페이가 애플페이에 맞서 연동 서비스를 출시한 가운데 새로운 복병이 나타났다. 재계 2위 SK의 보이콧 배경은 SK텔레콤 고객 3000만명을 지키겠다는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SK는 지난달 초순부터 네이버·삼성페이와 협력을 중단했다. 더 이상 네이버·삼성페이에서 SK 제휴카드로 현장 결제를 할 수 없게 됐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SK가 자사의 간편결제 플랫폼 ‘SK페이’를 키우기 위해 네이버·삼성페이 견제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3000만 SK텔레콤 고객을 앞세워 저항에 나선 것이다. 

    SK는 현재 SK텔레콤(통신사)·11번가(온라인 쇼핑몰)·SK페이(간편결제)·SK카드를 하나의 ‘생태계’로 묶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SK는 이 중 하나만 이용하지 않아도 고객들이 사실상 손해를 보는 구조를 짜놓은 상태다.

    예를 들어 SK카드 고객은 SK텔레콤 통신비 할인을 받을 수 있고, SK텔레콤 고객은 SK페이로 현장 결제 시 파리바게뜨, 베스킨라빈스, CU 등에서 할인을 받을 수 있고, SK페이 고객은 11번가에서 최대 4% 할인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거미줄식 결합할인을 통해 고객을 꽁꽁 묶어 놓는 구조다. 

    카드 업계 관계자는 “SK카드 혜택을 네이버·삼성페이에서 허용하게 되면 SK가 구축한 생태계가 깨질 수 있다”며 “SK텔레콤 고객 이탈 방지 차원에서 협력이 중단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SK는 네이버·삼성페이의 흥행에 배가 아픈 상황이다. SK페이는 네이버·삼성페이보다 6개월 앞선 지난 10월 오프라인 결제를 시행했는데, 비교적 반응을 얻지 못했다. 반면 네이버·삼성페이는 애플페이 진출에 맞춰 출시해 폭발적인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네이버에 따르면 삼성페이와 손잡은 직후 4월 한 달간 네이버페이 앱 설치 건수는 47만 건으로 전월 대비 186% 증가했다. 

    SK가 이탈하면서 애플페이에 맞서 ‘토종 페이’ 연합전선을 구축한 네이버·삼성페이는 다소 힘이 빠지게 됐다. SK는 네이버·삼성페이와 협력을 중단한 이유에 대해 “사업적 문제는 아니며 시스템 호환 관련 기술적 문제 때문”이라고 밝혔다. 협력 재개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