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후 첫 감자… 자본잠식률 58%→34%로지난해 대규모 흑자 후 재무구조 개선 본격화미국 사업 앞두고 외부 투자자 유치 검토
  • ▲ ⓒCJ푸드빌
    ▲ ⓒCJ푸드빌
    CJ푸드빌이 2013년 이후 10년만에 무상감자에 나선다. 무상감자는 주식의 소각으로 결손금을 메워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막대한 적자가 쌓여 완전자본잠식을 막기 위해 감자를 진행했던 10년 전과는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

    CJ푸드빌은 이번 감자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제3자 유상증자를 비롯한 투자금 유치를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30일 CJ푸드빌에 따르면 회사는 오는 7월 4일 주주총회열고 무상감자를 의결할 계획이다. 감자비율은 36.66%로 현재 729억2283만원의 자본금은 감자 후 461억9106억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감자는 자본금을 줄이는 만큼 결손금을 줄이는 방법이다. 지난해 말 기준 CJ푸드빌의 결손금은 2118억7800만원에 달해 이번 감자를 통해도 부분자본잠식을 벗어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이번 감자를 통해 CJ푸드빌의 자본잠식률은 57.9%에서 33.5%로 대폭 개선된다. 

    사실 CJ푸드빌의 부분자본잠식은 어제오늘 이야기는 아니다. CJ푸드빌은 2010년 10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이후 대부분의 기간 적자를 기록해왔던 CJ그룹의 ‘아픈 손가락’이었다. 이후 10년간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은 2014년의 38억원이 유일했을 정도. 지난 2013년 진행됐던 무상감자도 완전자본잠식을 피하기 위한 궁여지책이었다.

    하지만 당시와 달라진 것은 CJ푸드빌의 상황이다. 2013년 감자에 이은 유상증자에도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던 것과 달리 CJ푸드빌의 영업환경이 본격적으로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CJ푸드빌은 지난 2021년 영업이익 41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에 이어 지난해 26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순이익도 지난해 287억원의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매년 쌓여가던 결손금이 지난해 처음으로 줄어들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다.

    업계에서는 CJ푸드빌의 이번 감자를 유상증자를 통한 투자금 유치의 전초단계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비상장사인데다 지주사 CJ가 대부분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자본잠식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았던 CJ푸드빌이 이익이 발생하자마자 기존 주주의 희생이 따르는 감자를 결정한 것은 재무개선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외부 투자유치에 대한 준비로 해석된다”고 평가했다. 

    이 경우 CJ푸드빌에 대한 CJ의 지분은 희석이 불가피해다. 현재 CJ푸드빌은 CJ가 96.02%의 지분으로 최대주주에 올라있고 이재현 CJ 회장이 2.56%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그럼에도 외부 투자유치가 거론되는 것은 CJ푸드빌의 투자금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현재 CJ푸드빌은 미국 내 사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현지 생산공장의 설립을 추진 중이다. CJ푸드빌은 오는 2030년까지 미국 내 베이커리 ‘뚜레쥬르’ 매장을 1000개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추가 자본 조달은 필수적이다. CJ푸드빌은 10년 전인 2013년에도 감자 이후 운영자금 조달을 위한 464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한 바 있다. 

    CJ푸드빌은 이와 관련 종합적인 검토가 진행 중이라는 설명이다.

    CJ푸드빌 관계자는 “미국 사업 등의 투자금 확보 차원에서 감자를 결정하게 됐다”며 “외부자금 유치는 현재까지 결정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