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닛케이 21% 상승…엔화 약세·반도체 투자 확대 영향국내투자자 일본주식 거래건수 역대급…반도체 ETF 집중 매수월가 전망은 엇갈려…상승 여력 여전 VS 엔화약세 효과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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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증시의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지수가 이틀 연속 33년 만의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 이른바 '일학개미'들도 공격적으로 일본 주식 순매수에 나선 모습이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30일 닛케이225 평균주가는 전날보다 94포인트(0.30%) 상승한 3만1328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까지 4거래일 연속 상승한 닛케이지수는 전날에 이어 2거래일 연속 버블경제 시기인 1990년 7월 이후 약 33년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해 들어 닛케이 지수는 약 21% 상승했다.

    일본증시가 강세를 보이는 건 엔화가 약세를 보이는 영향이 가장 크다. 지난 30일 기준 달러·엔 환율은 140.44엔으로, 엔화가치는 6개월 만에 최저치다. 

    내수 회복과 통화정책 완화, 반도체 투자 확대 등 영향도 지수 상승 견인차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엔화 약세와 더불어 반도체, 자동차, 자동화설비 등 주력 산업의 업황 회복과 여행수지 개선, 전력 가격 인상과 자사주 매입 등 다양한 대내외 호재가 더해지며 일본 증시가 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일본 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의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9일 기준 국내 투자자는 일본 주식 29억3600만달러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30억5500만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2021년 9월(30억6700만달러) 이후 최대치다. 

    이달 들어 29일까지 일본주식 거래 건수도 1만1091건으로 역대급이다. 예탁원이 2011년 관련 자료를 제공한 이래 최대치로, 지난해 동기(7850건) 대비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기간 동안 41% 넘게 늘었다. 순매수액은 1926만달러 수준으로, 지난 1월(737만달러)과 비교하면 161% 증가했다.

    일학개미의 이달 순매수 상위 종목 1위는 '글로벌 엑스 재팬 반도체(GLOBAL X JAPAN SEMICONDUCTOR)' ETF로, 1652만달러 사들였다. 반도체 산업에 대한 일본 정부의 투자 의지가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엔화 약세를 활용한 환차익과 시세차익을 노린 '아이셰어즈 미국채 20년물 엔화 헷지'(ISHARES 20+ YEAR US TREASURY BOND JPY HEDGED) ETF 투자도 눈에 띈다. 국내 투자자들은 해당 ETF를 1106만달러 순매수했다. 

    일본 증시에 대한 월가 전망은 엇갈린다.

    골드만삭스는 주가가 더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진단했다. 일본 주식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포지셔닝은 여전히 표준 이하라는 평가다.

    골드만삭스의 타테베 카즈노리와 브루스 커크 전략가는 "원자재 투자 헤지펀드(CTA)와 같은 단기 투자자들의 포지셔닝은 확대됐다고 보지만 해외의 장기 투자자들의 포지셔닝은 여전히 가볍다"고 지적했다.

    이를 고려할 때 골드만삭스는 "구조적 변화와 개혁의 꾸준한 진전으로 외국인 장기 투자자들의 신뢰가 강화될 경우 일본 주식시장으로 대규모 자금이 추가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최근 증시 강세는 엔화 약세에 따른 것으로 주가 상승만을 기대하고 일본 시장에 투자하는 것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RBC 캐피탈의 수석 외환 전략가 아담 콜은 추가 엔화 약세가 이어질 경우 일본 증시는 여전히 초과 성과를 이어가겠지만 현재의 증시 인과관계에 대해선 투자자들이 잘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 주식의 초과 수익은 일본 엔화가 더욱 약해졌기 때문이며 일본 내 정책이나 경제적인 성과와는 관련이 적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