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 간 120원에 달해반도체 회복·中 수출 증가땐 1200원대 진입 가능美 금리동결도 변수
  • 원/달러 환율이 올 하반기 들어 1200원대 접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경기 반등과 반도체 시장 회복에 따른 무역적자 축소 기대감이 흘러 나오면서다. 

    지난해 12월 1200원대 머물렀던 원/달러 환율은 올 초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미국 부채 한도 협상까지 겹치며 1300원대 중반까지 치솟았다. 

    1일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6.2원 하락한 1321.0원에 출발했다. 올초부터 환율 변동폭은 120원이 넘는다. 지난 2월 3일에는 1219원을 기록한 반면 석달 만인 5월 3일에는 1340원까지 올라섰다. 

    원화가 어깨를 펴지 못하는 데는 무역적자도 한 몫 하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올해 우리나라의 무역수지 적자가 353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1월 무역적자는 125억달러에 달했고 이후 차츰 적어지는 추세이나 수출보다 수입이 많은 상황이 15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마무리 단계에 돌입하면서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곤 있으나 원화 가치까지 나란히 떨어지며 환율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시장에선 무역적자의 주요 원인인 수출 부진이 올 하반기, 적어도 4분기에는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대 수출국인 중국으로부터 수출이 확대되고 주요 수출품인 반도체 시장이 활기를 띠면 국내 경기 상황이 한층 나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의 1200원대 진입은 글로벌 경기 반등과 달러화 약세에 달렸다"며 "지난달 기점으로 주요 20개국(G20)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는 전월 대비 반등해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감을 높였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해 4분기 이후 국내 주식시장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이 유입 기조로 전환된 것도 외환 수급 측면에서 환율 하락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이달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종료 가능성도 원/달러 환율 안정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미 연방준비제도(Fed) 위원들의 기준금리 인상 중단 가능성 등이 환율 상승 흐름을 제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일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 지명자는 "다음 회의서 금리 인상을 건너 뛰는 것은 위원회가 추가로 정책을 강화할 지 결정하기 전에 더 많은 지표를 볼 수 있게 해줄 것"이라며 금리 동결 가능성을 시사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이달 FOMC에서 정책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73.6%로 보고 있다. 현재 미 연준의 정책금리는 5.00%~5.25%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