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연례 시장 재분류 결과 발표…후보군 등재 여부 촉각정부, 외환시장 개방‧외국인 접근성 개선 등 제도 개편 추진증권가 "실제 개선 시간 소요 vs 관찰대상국 등재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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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증시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시장 재분류 일정을 앞두고 선진국 편입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다만 실질적인 제도적 뒷받침이 안 된 상황에서 한국 시장이 올해 선진지수에 포함될지는 미지수다.

    금융당국은 MSCI에서 지적한 시장 접근성 제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제도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더 빠르고 적극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SCI는 다음 달 22일 연례 시장 재분류 결과를 발표한다. 해당 발표에서 선진국 편입 후보군(관찰대상국)으로 분류되려면 MSCI에서 지적한 일정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해당 내용은 발표 2주 전인 오는 8일 공개된다.

    만약 이번 결과에서 우리나라가 선진국 편입 후보 국가로 분류되면 내년 6월 선진국으로 편입, 최종적으로 오는 2025년 5월 실제 반영될 예정이다.

    MSCI 선진국 편입을 위한 조건은 ▲경제규모 ▲주식시장규모 ▲시장접근성 등 3가지다. 지난 2008년부터 선진국지수 편입을 노리는 한국은 이 가운데 경제규모와 주식시장 규모는 충족했으나 시장 접근성은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윤석열 정부는 MSCI 선진국 편입에 필요한 금융당국 차원의 자본시장 개편 마련에 일찌감치 착수했다. MSCI가 개선을 요구한 외환시장 개방 문제, 배당 문제, 외국인 등록이나 영문 공시 등에 대한 제도개선에 나선 것이다.

    금융당국은 올해 ▲외국 금융기관 직접 참여 ▲외환시장 거래시간 연장 ▲외국인 투자등록제 폐지 ▲영문 공시 단계적 확대 ▲배당절차 개선 ▲외국인 장외거래 규제 완화 등을 발표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올해 관찰대상국 등재 여부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아직까지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개선 사항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금융당국이 내놓은 배당절차 개선 등은 2024년 중으로 예정돼 있다. 유가증권시장 내 자산 10조원 이상 상장사 대상 영문 공시 의무화도 내년부터 시행된다. 외환시장 거래시간 연장 또한 내년 하반기에 손 볼 예정이다.

    지난 1992년 도입 후 30여 년간 유지돼 온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는 올해 안에 폐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실질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이밖에 MSCI의 지적 사항이었던 공매도 전면 재개는 일부 종목에만 허용되고 있어 국제 표준과 거리가 먼 상황이다.

    증권가에선 올해 한국의 선진국 편입 관찰대상국 분류 여부에 대해 엇갈린 전망이 나온다.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제 개선 조치가 실행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당장 올해 관찰대상국에 오르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내년 하반기부터 시행될 정부의 외환시장 개선 조치의 영향을 파악할 시간이 필요하다"라며 "그동안 지속해서 지적돼왔던 국내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선이 단기간에 이뤄지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시장 일부 기대와 달리 6월 관찰대상국 등재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라며 "MSCI의 보수적 행태를 고려할 때 올해 하반기와 내년 초에 집중된 제도 변경의 실제 시행 이후 등재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지난해와 달리 정부가 제도개선 방안에 대해 구체적인 일정을 밝힌 만큼, 이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시장 재분류 결과에서 한국이 곧바로 선진국으로 편입되긴 어려울 것"이라며 "선진국 편입을 위해선 먼저 편입 후보군으로 분류돼야 하는데, 한국 입장에선 선진국 편입 후보군으로 분류되는 것이 가장 긍정적인 결과"라고 평가했다.

    염 연구원은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외환시장 자유화와 관련한 타임라인을 공개한 상태"라며 "정부의 노력에 힘입어 선진국 지수 편입 후보군에는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