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7월부터"… 당국 "그런적 없다" 애꿎은 소비자만 혼란20년간 자부담 없는 상품까지 등장
  • ▲ KB손해보험이 보험법인대리점(GA)에 배포한 소식지.
    ▲ KB손해보험이 보험법인대리점(GA)에 배포한 소식지.
    운전자보험 자기부담금(이하 자부담)을 둘러싸고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다음달부터 자부담을 20%로 추가한다는 말이 '금융당국발(發)'로 불거졌는데 당국은 그런적이 없다며 부인하고 있다.

    일부 보험사는 자부담이 발생하기 전 서둘러 운전자보험에 가입하라면서 '절판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심지어 20년간 자부담이 없는 상품을 내놓은 곳도 등장했다. 하지만 당국과 보험사간 입장이 갈리면서 애꿎은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30일 각 보험사 상품담당과 준법감시인에 운전자보험 정책변경 사실 여부와 절판마케팅 기승에 따른 통제방안 등에 대한 의견 제출을 요청했다.

    앞서 일부 매체를 통해 보험사들이 운전자보험 교통사고처리지원금·변호사선임비 담보에 20%의 자부담 신설을 검토한다는 내용이 보도되면서 사실 확인에 나선 것이다.

    당시엔 자부담 신설이 금융당국의 주문에 따른 것이란 보도도 나왔지만 당국은 사실이 아니란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운전자보험 자부담 신설과 관련해 금융당국과 보험사 간 어떠한 교감도 없었다"면서 "정확한 사실관계 파악을 위해 보험사에 회사별 입장을 알려달라고 전달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업계 내에서 파다한 '자부담 20%'란 말이 금융당국이 먼저 말한 것처럼 여겨져왔다는 것이다. 운전자보험 보장 축소에 대해선 지난 4월말 처음 불거져 나온데다 일부 보도에서는 당국과 보험사 간 자부담 신설에 대한 논의가 어느 정도 있었다는 말까지 나온다.

    운전자보험 경쟁이 과열되자 금융당국이 보험사에게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한 대책을 요구했고 그 방안으로 자부담 신설이 논의됐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급부상한 자부담 이슈가 마치 확정된 것처럼 퍼져나갔고 이로 인해 절판마케팅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것이다. 7월이 되기 전에 서둘러 가입하라는 식이다. 절판마케팅에 실제 가입까지 한 이들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KB손해보험의 6월 보험법인대리점(GA) 소식지에는 7월부터 자부담 20% 발생을 기정사실화하며 업계에서 유일하게 '20년 뒤에도 자부담 없는 운전자보험'이 출시됐다고 홍보하고 있다. 자부담 이슈가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틈새공략에 나선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7월부터 제도가 시행되려면 이미 보험사들이 당국으로부터 지침을 받아 지금쯤 상품 개정이 진행돼야 함에도 이렇다할 움직임이 없다"면서도 "하지만 당장은 아니라더라도 향후 추진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