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반도체 수출 -36.2%… 무역수지 15개월째 적자행진政, '초격차 프로젝트' 본격 시동… 기술·표준 등 관리자그룹 지정與, 조세특례제한법 보완 추진… 투자 후 적자 내도 세액공제 혜택
  • ▲ 5월 10일 서울 강남구 팁스타운 팁스홀에서 열린 '초격차 프로젝트' 출정식.ⓒ연합뉴스
    ▲ 5월 10일 서울 강남구 팁스타운 팁스홀에서 열린 '초격차 프로젝트' 출정식.ⓒ연합뉴스
    우리 수출 근간인 반도체의 침체가 지속하는 가운데 당정이 '초격차 프로젝트'와 'K-칩스법Ⅱ' 등을 통해 본격적인 반도체 살리기에 돌입한다.

    최고 수준의 전문가로 이뤄진 프로젝트 그룹을 통해 기술·인프라·인력 등을 보강하고, 세액공제를 다룬 기존 법을 더 실효성 있게 고쳐 국내 기업들의 투자를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올해 경기흐름을 상저하고로 전망하는 정부는 올 하반기 중 반도체 업황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초격차 프로젝트 운영위원회'를 열고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이행계획을 수립했다. 운영위는 산업부 산업기반실장과 전략기획단장이 공동 위원장을 맡았다. 이밖에 국가기술표준원과 특허청,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 등으로 구성됐다.

    초격차 프로젝트는 정부를 중심으로 민간 역량을 결집한 산업기술 연구·개발(R&D) 프로젝트다. 전문성과 혁신역량을 갖춘 민간이 실질적인 권한을 갖도록 투자·기획·수행 체계를 전면 개편하는 것이 목표다. 앞서 산업부는 지난 4월에 총 40대 프로젝트를 선정했다. 

    각 프로젝트는 10명 내외로 이뤄진 관리자 그룹(PM)이 맡는다. PM은 기술·표준·특허 등 각 분야의 최고 수준 전문가로 구성된다. 이들은 프로젝트별 상세 추진계획 수립과 신규사업·과제 기획, 프로젝트 관리·점검 등 프로젝트 전 단계에서 조정 역할을 맡는다.

    이날 운영위는 반도체를 비롯한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등 3개 전략기술 분야 10개 프로젝트의 상세 추진계획을 먼저 수립하기로 했다. 특히 연구·개발 중 반도체 분야의 프로젝트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반도체가 수출과 공급망 등 경제안보 측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상세 추진계획에는 기술·표준·특허 등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방안이 담긴다. 나머지 8개 분야 30개 프로젝트는 차례로 수립해 9월 말까지 모두 마칠 계획이다.

    정부는 민간의 최고 전문가들이 모인 프로젝트 그룹을 통해 각 산업별로 가시적인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황수성 산업기반실장은 "초격차 프로젝트가 산업의 초격차 성장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며 "전문가들과 힘을 모아 청사진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 ▲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연합뉴스
    ▲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연합뉴스
    여당인 국민의힘은 반도체 산업을 위해 일명 'K-칩스법'으로 불리는 조세특례제한법의 개정도 추진하고 있다. 최근 김상훈 의원은 기존 K-칩스법에 실효성을 더한 개정안을 발의했다. 관련 업계 등은 이를 K-칩스법Ⅱ라고 부른다.

    지난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를 통과한 K-칩스법은 반도체와 이차전지 등 국가전략산업에 투자한 대기업·중견기업에 확대된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것이 골자다. 대기업은 8%에서 15%로, 중견기업은 16%에서 25%로 각각 세액공제 비율을 올렸다. 다만 기업 이익이 날 때만 가능한 법인세 공제 방식을 채택해 투자를 하고도 적자를 내는 기업들은 혜택을 받을 수 없는 한계가 있다.

    K-칩스법Ⅱ는 이런 사각지대를 보완해 이익을 내지 못하는 중견기업들이 세액공제분을 현금으로 환급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처럼 기업들의 투자에 대한 지원책을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데 의의가 있다. IRA는 당기순손실이 발생했을 때에도 공제액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법안이 개정되면 그동안 K-칩스법의 사각지대에 있었던 반도체 업계들과 관련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국내 투자가 더욱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장기적으로 볼 때 산업 회복의 탄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가 모인다.
  • ▲ 반도체 수출 품목 규모와 증감률.ⓒ산업통상자원부
    ▲ 반도체 수출 품목 규모와 증감률.ⓒ산업통상자원부
    정부는 반도체 업황이 올 하반기부터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 등의 메모리 감산과 재고소진 등의 효과가 점차 나타나기 시작하면 업황이 나아진다고 예측한다. 다만 메모리 반도체인 D램 가격이 지속 하락하고 있다는 점은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업계 등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의 지난달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전달보다 3.45% 하락한 1.40달러를 기록했다. 감산이 가격 반등을 이끌어내려면 아직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고 풀이된다.

    하지만 전체 수출을 놓고 봤을 때 전망은 나쁘지 않다는 설명이다. 하루평균 수출액이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무역수지 적자도 올 1월 이후 적자 폭이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양상이다. 이에 더해 6월 조업일수가 23일으로 5월(21.5일)보다 늘어난다는 점도 수출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한편 지난달 기준 반도체 수출은 1년 전보다 36.2% 감소했다. 반도체 수출은 올해 들어 연이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월(-42.5%)과 3월(-34.5%), 4월(-41%)을 거치며 연속으로 쪼그라들었다. 전체 수출은 8개월 연속 감소, 무역수지는 15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