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규모’ 6만5000ha 조림 사업장, 자연 상태로 보존생산성 좋은 아카시아와 유칼립투스 식재하며 조림국내 목재칩 조달 비율 늘리고 조림지 추가 발굴 계획
  • ▲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인도네시아 칼리만탄 섬에 조성된 유칼립투스 조림지. ⓒ산림청
    ▲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인도네시아 칼리만탄 섬에 조성된 유칼립투스 조림지. ⓒ산림청
    국내 2위 제지기업인 무림P&P가 생태계 파괴 논란에 결국 인도네시아 조림 사업을 접는다.

    2일 무림P&P에 따르면 회사는 2011년 4월부터 이어온 인도네시아 조림사업 투자를 이달 1일 부로 종료한다고 전날 공시했다.

    무림P&P가 12년 이상 공들인 조림사업을 중단하게 된 것은 조림지역인 인도네시아 파푸아 사업장에서의 생태계 훼손 논란 때문이다.

    무림P&P는 해당 지역에 생산성이 좋은 아카시아와 유칼립투스를 식재했다. 이곳은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 목록 종을 비롯한 많은 희귀·멸종위기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으며, 세계자연기금(WWF)이 지정한 생태 구역 2곳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뒤늦게 국제산림관리협회(FSC)는 무림P&P 측에 환경 보호를 이유로 해당 지역의 자연림 벌채 중단을 요구했다. 벌채 작업을 지속할 경우 앞서 무림에 부여한 친환경 인증을 취소하겠다는 경고까지 나오자 사업을 포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FSC인증은 원시림 무단 벌목이나 유전자 변형 목재펄프가 아닌 조림 펄프 제품에 한해 부여하고 있는 것으로, 무림은 2007년 국내 제지업계 최초로 이 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무림P&P 측은 “FSC가 부여하는 친환경 인증이 취소될 경우 당사 수출 물량의 상당 부분에 있어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며 “FSC 인증 취소에 따른 위험을 감수하기 보다는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의 자연림 벌채와 관련한 추가 출자를 종료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무림P&P는 2011년 인도네시아 파푸아 지역에 서울시 면적만한 약 6만5000ha 규모의 조림지를 확보하며 해외 조림사업에 눈을 돌렸다. 국내 유일 펄프 생산업체인 무림P&P 가 조림사업까지 영위할 경우 펄프·제지의 주원료인 목재칩의 안정적인 조달은 물론 조림-펄프-제지 생산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통해 안정적인 사업 구조 구축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회사는 이 조림지에서 연간 40만톤의 목재칩을 공급, 연 100억원의 수익개선 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하며 1030억원 규모의 장기 투자 계획도 세웠다. 무림P&P 측은 투자계획 대비 실투자액은 적은 편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10년 넘게 이어온 투자 중단으로 최소 수백억원의 손실은 불가피하게 됐다.

    회사는 FSC인증 조건에 부합하고 인도네시아 조림지를 대체할 수 있는 조림지 추가 발굴에 힘쓴다는 입장이다. 또 향후 국내에서 목재칩 조달 비중을 확대하고 강원도 인제 조림지의 추가 활용을 검토하는 등 목재칩 조달 차질을 막겠다는 방침이다. 무림P&P의 목재칩의 수입 의존도는 약 55%에 달한다. 

    무림P&P 관계자는 “현재 다른 지역에 조림이 가능한 곳을 알아보고 있다. 조림사업은 계속 이어나갈 예정”이라며 “기존 인도네시아 조림지는 녹색경영 기조에 맞춰 지속가능한 산림보존을 위해 더 이상 벌목을 진행하지 않고 자연 상태로 보존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