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마이크론에 밀리고… 웨스턴디지털, 낸드 바짝 추격작년 4분기 감산 효과 및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 영향고객사 재고 소진 이어져… 하반기 반등 기대감↑
  • SK하이닉스가 반도체 불황이 지속되면서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고전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4분기부터 단행한 감산 효과와 가격 하락 탓에 경쟁사들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단기적으로 하반기부터 공급과잉 현상이 한풀 꺾일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 1분기 D램 시장에서 미국의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에 2위 자리를 내준데 이어 낸드 시장에서도 3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SK하이닉스의 D램 시장 점유율은 23.9%로 직전 분기 대비 3.7%p 하락하며 기존 2위에서 3위로 내려앉았다. 같은 기간 마이크론의 점유율은 23.1%에서 28.2%로 뛰어 SK하이닉스를 누르고 2위를 차지했다.  

    낸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낸드 시장 점유율 3위인 SK하이닉스는 2위 기업인 일본 키옥시아와 격차가 벌어진데 이어 4위 웨스턴디지털(WDC)와의 점유율은 바짝 좁혀졌다.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은 17.0%에서 15.3%로 떨어지며 2위 키오시아와 점유율 차이는 2.1%에서 6.2%로 벌어졌고 웨스턴디지털(WDC)와의 점유율 차는 0.1%에 불과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낸드 시장 지배력 강화를 위해 인텔 낸드 플래시 사업부(현 솔리다임)까지 인수했지만 반도체 한파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SK하이닉스의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바이트(Byte) 환산 기준 시장점유율은 5.5%로 솔리다임의 11.0%를 합쳐도 16.5%에 불과하다. 지난해 1분기(21.1%)와 비교해도 4.6%p 줄었다.

    경쟁 업체인 ▲WDC(14.6%→14.8%) ▲마이크론(9.7%→10.9%) ▲키오시아(6.8→7.9%) 등의 점유율은 모두 오름세를 보였다.

    이런 순위 바뀜은 SK하이닉스의 감산 결정과 가격 하락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4분기부터 국내외 반도체 생산기지에서 반도체 생산량을 줄였다. SK하이닉스의 D램 생산량은 월 평균 웨이퍼 46만장 수준으로 파악되는데 현재는 10% 정도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올해 하반기 생산량이 더욱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는 업황이 호전되는 하반기에나 제자리를 찾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전방 산업의 점진적인 수요 회복세로 하반기부터 반등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했다.

    우선 메모리 반도체 수요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PC 시장의 경기가 바닥을 찍었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미국 PC 업체인 델(Dell)에 대한 투자 등급을 '비중 확대'로 바꾸면서 PC 시장이 올 1분기에 바닥을 형성했다고 봤다.

    1분기 PC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PC 업체들이 재고 조정에 들어가면서 시장도 안정됐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반도체 업계에서는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인텔은 반도체 산업이 저점을 지나는 시기라고 진단했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지난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반도체 수요 개선을 내다보며 추가 감산은 필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박 부회장은 추가 감산 계획을 묻는 질문에 "안 한다"며 "공급 측면에서 고객들 재고도 점차 소진되고 있어 정상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IT 환경은 미세화뿐 아니라 패키징 기술, 소프트웨어를 잘 제공할 수 있느냐가 메모리를 다양하게 팔 수 있는 경쟁력으로 작동하고 있다"며 "이 부분에 대한 파운드리 역량이나 후공정 역량 강화에 대해 많은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