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기업 주가 연일 상승…관련 ETF 수익률 상위권개인투자자 순자산 유입…상승세 점치는 투자자금 몰려하반기 감산 효과 본격화 기대…메모리 업체 수혜 예상
  • ▲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클린룸 전경 ⓒ삼성전자
    ▲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클린룸 전경 ⓒ삼성전자
    올해 들어 국내 주요 반도체주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도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찍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향후 상승세를 점치는 투자자들의 자금이 쏠리는 모습이다.

    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레버리지(합성) ETF의 주가는 연초 이후 103.3% 상승, 국내 상장된 700개 넘는 ETF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해당 ETF는 반도체 주가의 풍향계로 불리는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를 추종한다. 해당 지수에는 인텔, 마이크론 등 미국의 대표적인 30개 반도체 기업의 주가가 속해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글로벌반도체TOP4 Plus SOLACTIVE도 연초 이후 65.8%의 수익률을 냈다. 레버리지 ETF를 제외한 19개 반도체 ETF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ETF의 경우 회사가 ETF 브랜드를 'ACE'로 바꾸고 가장 먼저 내놓은 상품으로, 지난해 11월 상장했다. 반도체 세부 섹터 4개 대표기업에 약 80% 투자하는 것이 특징으로, 삼성전자, 엔비디아, ASML홀딩, TSMC 등 올해 급등한 반도체 산업 내 대표기업으로 구성됐다.

    해당 ETF의 경우 미국과 한국에 상장된 글로벌 반도체 기업 중 시가총액 상위 10위 종목을 편입한다. 반도체 주요 산업인 메모리, 비메모리, 파운드리, 반도체 장비 카테고리 내에서 1위 종목은 각 20%씩의 비중을 주는 테마형 전략지수를 추종한다.

    국내 반도체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ETF들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올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의 주가가 오르면서 관련 ETF도 수혜를 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국내 반도체 상위 10개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미래에셋운용의 TIGER Fn반도체TOP10 ETF는 최근 순자산이 3000억원을 돌파했다. 

    해당 상품은 올 3월 말 1000억원을 돌파하고 4월 말 20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주식형 펀드 중 올해 들어 설정액이 두 번째로 많이 증가했다. 연초 이후 수익률도 37.7%로 높다.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세부 투자 종목과 비중에 차별화를 둔 상품도 주목받고 있다. 

    KB자산운용의 KBSTAR 비메모리반도체액티브의 경우 비메모리 반도체 관련주에 특화한 상품이다. 올해 수익률은 38.9%다. 편입 상위 종목은 삼성전자(14.37%), DB하이텍(10.15%), 리노공업(7.09%), LX세미콘(6.89%) 등이며, SK하이닉스는 투자하지 않는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Fn시스템반도체도 비메모리 반도체에 투자하는 비슷한 유형의 상품이다. 국내 반도체 산업 대표기업을 시가총액 가중방식으로 구성한 'KRX 반도체지수'를 추종하며, 삼성전자, DB하이텍, 한솔케미칼 등을 편입 상위 종목으로 둔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섹터의 업황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 관련 ETF 상품들도 전반적인 상승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한다. 특히 최근 챗GPT 열풍에 힘입어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엔비디아의 깜짝실적에 따른 주가 급등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형 반도체주 상승을 이끌었다"라며 "반도체 섹터 전반의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대형주 중심의 반등으로 반도체 전반의 회복 사이클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반도체 소부장주에 대해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라며 "우량한 소부장 기업의 주가 탄력성이 크고, 실적 회복도 가파를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증권가에서도 반도체 업황 바닥론이 형성되고 있다. 감산을 통한 공급 축소 효과는 올 3분기부터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4∼5월부터 감산을 시작한 삼성전자의 공급 축소 효과는 8∼9월부터 수급에 본격 반영될 것"이라며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키옥시아 등의 공급 축소 효과는 2분기부터 이미 반영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감산 효과로 올해 연간 글로벌 D램 수요가 공급을 앞지를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해 3분기부터 D램 고객사 재고 축적 및 공급사 재고 소진 구간에 돌입할 것"이라며 "3분기부터 D램 가격 하락 폭이 크게 줄어들면서 4분기부터 가격이 인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3사가 모두 감산에 동참하면서 공급 과잉이었던 메모리 수급이 3분기부터 개선될 것"이라며 "메모리 가격 상승과 함께 실적의 드라마틱한 개선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