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美법인 리퍼트 전 대사 및 GPA그룹 국제관계 전문가 영입LG, 글로벌 전략센터 신설… 국무조정실 출신 윤창렬 교수 수장 임명현대차 글로벌 정책 부문 강화… 정부 부처 공무원 잇달아 영입美 IRA에 EU 핵심원자재법 등 '공급망' 이슈 부상… '전담 대응 조직 필수'
  •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와 유럽연합(EU)의 핵심원자재법(CRMA) 등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가 확대되며 삼성과 LG가 본격적인 대응에 나선다. 각 사에선 글로벌 이슈와 리스크 관리를 전담할 조직을 새로 만들고 관련 정부 부처 출신 전문가를 앞다퉈 영입했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LG는 다음달 조직개편을 통해 '글로벌전략센터'를 신설한다.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나 정책 관련 이슈에 총괄 대응하는 조직으로, LG경영개발원 산하에 운영한다.

    센터장은 국무조정실 차장을 지낸 윤창렬 서울대 객원교수를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고시 34회 출신인 윤 전 차장은 국무총리실과 국무조정실에서 공직생활을 대부분을 마쳤다. 국무조정실 사회조정실장, 국정운영실장 등을 거쳐 차관급인 국무1차장과 2차장을 역임했고 문재인 정부에선 청와대 사회 수석도 지낸 인물이다.

    LG그룹은 윤 신임 센터장을 중심으로 배터리와 에너지 분야 관련 글로벌 공급망 현안에 대응하고 향후 전략을 세우는데 초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은 LG에너지솔루션을 통해 배터리 사업을, LG화학을 통해 배터리 관련 소재 사업을 하고 있어 선제적으로 관련 글로벌 이슈를 파악하는 일이 시급한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 8월 미국이 IRA를 들고 나오면서 배터리업계는 이 문제에 직접 영향권에 들게 됐다. 중국에 의존도가 높은 배터리 핵심 광물을 채굴하는데 미국이 제동을 걸면 대안 마련과 관련국들과의 협업 등이 필수다. LG도 이 같은 이슈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조직 마련에 나선 것이다.

    삼성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글로벌 공급망 재편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일찌감치 글로벌 이슈 및 국제관계 전문가들을 영입해 대응에 나섰다. 가장 먼저 지난해 3월엔 삼성전자 미국법인에서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대사를 영입했다. 리퍼트 전 대사는 삼성 북미지역 대외협력팀장(부사장)을 맡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분쟁에서 시작해 글로벌 패권주의로 확전된 반도체 분야에도 글로벌 이슈와 전략을 전담하는 조직이 생기고 전문가가 배치됐다. 지난해 7월 반도체(DS)부문 GPA그룹장(상무)으로 권혁우 전 산업부 미주통상과장을 영입했고 DX부문에서는 GPA그룹을 외교부 출신 김원경 부사장이 이끄는 구조다. GPA(Global Public Affair)그룹은 글로벌 대외 협력을 총괄하는 조직으로 SK그룹에도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에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 현대자동차도 글로벌 정책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정부 부처 공무원들을 잇달아 영입했다. 최근엔 외교부 출신 김동조 전 청와대 외신대변인을 영입했다. 김 전 대변인은 현대차 상무로 이달 초부터 출근해 글로벌 대외정책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현대차는 김일범 전 대통령실 의전비서관도 부사장급으로 영입했다. 김 전 비서관은 외무고시 출신으로, 김대중·노무현·이명박 전 대통령의 통역을 맡았다. 지난해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된 후 당선인의 외신 공보보좌역을 맡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