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연료비 조정단가 1kWh당 5원 유지… 정부, 기본료 등도 동결국제 에너지가격 안정화… 한전 '역마진 구조' 완화 추세3분기 이후 흑자 전환 가능성… 1·2분기 7조원 등 적자는 불가피경영정상화 관심… 사장 세평에 김동철 前의원·김종석 규제개혁위원장 등 거론
  • ▲ 한국전력공사.ⓒ연합뉴스
    ▲ 한국전력공사.ⓒ연합뉴스
    올해 3분기(7~9월) 전기요금이 동결됐다. 한국전력공사는 쌓이는 적자에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정부는 국민의 냉방비 부담 등을 고려해 인상 속도를 조절하기로 결정했다.

    한전은 올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현재와 같은 1kWh(킬로와트시)당 5원으로 유지한다고 21일 밝혔다.

    애초 한전은 kWh당 10.1원의 인상 폭을 산정했지만, 지난 1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조정안을 내면서 5원으로 낮췄다.

    전기요금은 연료비 조정단가와 전력량 요금, 기본요금, 기후환경요금 등으로 구성된다. 한전이 연료비 조정단가를 동결하고 정부가 나머지 요금을 조정하지 않으면서 3분기 전기요금이 동결됐다.

    이는 연이은 요금 인상으로 국민 부담이 가중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기요금은 올 1분기(1~3월)에 13.1원, 2분기(4~6월)에 8원 각각 올랐다. 지난해까지 포함하면 총 5회에 걸쳐 40.4원 인상했다. 인상률은 39.6%에 달한다.

    2분기 요금 조정을 논할 때에도 3분기 '냉방비 폭탄' 현실화 등 국민 부담과 반발을 우려했던 당정은 결국 '속도조절'을 선택했다.

    한전의 역마진 구조가 점차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 국제 에너지가격은 석유류를 중심으로 하락하며 안정화하는 추세다. 이에 에너지를 비싼 값에 사와 이익을 남기지 못하고 파는 한전의 역마진 구조가 완화할 길이 열렸다.

    다만 인상 필요성은 여전하다. 지난해 32조 원 규모의 역대 최대 적자를 낸 한전은 올해도 7조 원쯤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한전으로선 요금 인상 말고는 재정난을 해결할 뾰족한 방법이 없는 상태다. 

    한전은 오는 2026년 경영 정상화를 위해선 올해 요금을 51.6원 올려야 한다는 계산이다. 올 1·2분기에 21.1원 오른 만큼 남은 4분기 인상 폭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처지다.

    전문가들은 요금 인상과 국제 에너지가격 안정화 등을 근거로 한전이 3분기 이후 흑자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1·2분기에 이미 많은 적자가 쌓여 재정난 해소까지는 갈 갈이 멀다.

    한편 3분기 요금 조정이 동결로 일단락되면서 앞으로 한전의 경영 정상화를 위한 해법 모색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지난달 정승일 전 사장 사퇴 이후 공석인 한전 사장으로 누가 올지가 관심사다. 현재 김동철 전 국회의원과 김종석 대통령 직속 규제개혁위원회 민간위원장 등이 차기 한전 사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