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렌탈에 620억원의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 제기“계약 담당자 계약 맺을 권한 없어… 계약 무효”소송으로 압박나선 듯… 일각선 경영상황 의구심
  • ▲ ⓒ롯데렌탈, GS네오텍
    ▲ ⓒ롯데렌탈, GS네오텍
    롯데렌탈과 GS네오텍 간 미납 렌탈료를 둘러싼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롯데렌탈이 4개월간의 장비 렌탈 비용을 달라고 청구하자, GS네오텍이 렌탈 계약 자체가 무효라며 반소에 나섰기 때문이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GS네오텍은 롯데렌탈을 상대로 620억원의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GS네오텍이 그간 롯데렌탈에 지불한 렌탈료와 이로 인한 발생한 이자를 돌려 달라는 게 골자다. 

    이번 소송은 롯데렌탈이 작년 2월 8일 제기한 규정손실금 청구의 소에 대한 반소다. 본안소송을 놓고 공방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GS네오텍이 렌탈료 전액을 돌려달란 반소를 추가한 것이다. 

    지난해 롯데렌탈은 GS네오텍이 장기간 렌탈료를 내지 않고 있다며 100억원 규모의 규정 손실금 청구의 소를 제기했다. 

    앞서 양사는 2017년 렌탈 장비 계약을 통해 사무기기 렌탈 계약을 진행한 바 있다. 이후 5년 6개월간 렌탈료를 정상 납부하던 GS네오텍은 돌연 2021년 10월부터 사용료를 미납하기 시작했다.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소송을 이어오고 있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는 23일 8차 변론기일을 앞두고 있다. 

    특히 GS네오텍은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을 제기하며 계약 당시 담당자가 계약 맺을 권한이 없었다는 점을 주장하고 있다. 담당자가 권한이 없었던 만큼 계약 자체가 완전히 무효이며, 이때까지 납부했던 렌탈료를 돌려받아야 한다는 논리다. 

    GS네오텍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인 만큼 관련 내용을 밝히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이에 롯데렌탈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롯데렌탈 관계자는 “담당자가 회사(GS네오텍) 직원인 것을 확인했고, 법인 인감 증명서도 확인하는 등 적법한 절차를 거쳐 계약을 체결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선임된 소송대리인을 통해 법적 절차에 따라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GS네오텍이 몽니를 부리고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롯데렌탈이 소송을 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가 갑작스럽게 소송을 당하자 보복 성격으로 반소를 진행한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 GS네오텍은 본안소송이 제기된 직후 기한 내 답변서를 제출하지 못해 무변론 판결 선고를 받을 뻔 하기도 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정상적으로 체결된 계약 자체를 무효라고 주장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면서 “5년이 넘는 기간 동안 아무말 없이 렌탈료를 지불했던 것만 봐도 내부적으로 적법하게 이뤄진 계약임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어 “소송이 길어지자 큰 규모의 반소를 걸어 (롯데렌탈) 압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공시 규정에서는 청구금액이 자기자본의 5%(대규모법인 2.5%) 이상인 소송 등의 제기·신청·판결·결정 확인사실을 공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GS네오텍의 청구금액 620억원은 롯데렌탈의 자기자본 약 1조3000억원의 4.79%에 달한다. 상장사의 경우 소송 등에 따라 주가 등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이를 노리고 반소를 제기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GS네오텍의 경영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간 GS네오텍은 GS계열사들과의 내부거래로 사세를 키워왔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의 관리·감독이 심해지면서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는 매출을 낼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 GS네오텍은 삼성카드, 오릭스캐피탈과도 동일한 성격의 반소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업무 비용을 감당하지 못할 만큼 경영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한편, GS네오텍은 GS그룹 계열 전기 및 통신설비 공사업체로, 허정수 회장이 지분 99.05%, 아들 두 명이 나머지를 갖고 있는 가족 회사다. 허정수 회장은 허만정 GS그룹 창업주의 손자로,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의 동생이다. 앞서 GS가 LG로부터 계열분리하기 훨씬 전인 1999년 허정수 회장의 주도로 일찌감치 LG그룹에서 독립했다. LG기공이란 이름으로 독자경영을 이어가던 이후 GS가 LG에서 공식 계열분리되면서 GS계열로 편입됐다. 즉 GS그룹과는 ‘GS’라는 한지붕 아래 있지만 허정수 회장이 독자경영하는 개인 회사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