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폐원 결정 이후 시급한 '환자 전원' 문제 도마 위원내서 병원장 책임론 급부상… 조속한 지침 하달 필수재단 "논의사항 많아… 근시일내 결정할 방침"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인제학원 이사회가 서울백병원을 폐원을 결정함에 따라 기존 환자들이 타 병원을 찾아 떠나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환자를 언제까지 볼 수 있는지 경영진 차원서 지침이 나오는 것이 시급한데 폐원만 결정하고 방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2일 다수의 의료계 관계자 등에 따르면 서울백병원 운영이 중단되는 시기는 이사회 내부에서 잠정 8월 말로 검토 중이나 확정되진 않았다. 폐원 결정 당시 이사회는 관련 일정을 추후 논의키로 했기 때문이다.

    혼란은 이 지점에서 발생한다. 폐원이라는 중차대한 결정을 했다면 기존 환자를 타 병원으로 이동시키는 전원 조치가 최우선 과제인데 이와 관련한 교통정리가 부재한 실정이다. 

    폐원이 결정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병원에 환자 민원이 속출하고 있지만 병원 직원들은 어떤 안내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최소한의 기준이라도 정해져야 대응할 텐데 경영진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다수의 서울백병원 교수와 직원들은 "재작년 임명된 구호석 병원장에 대한 불만이 크다"며 "그가 병원장직을 수행하면서 레지던트도 못 받는 상황으로 변했고 결국 폐원까지 결정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이러한 상황까지 치달았다면 폐원 이후 후속조치라도 제대로 해서 환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해야 하는데 수면 아래에 숨어있는 형국"이라고 비판했다. 

    또 서울시 중구 저동에 위치한 서울백병원은 지역의 특성상 주변 기업들을 대상으로 하는 건강검진이 굵직한 업무로 분류되는데 이 조차도 엉켜버렸다.  

    서울백병원 검진센터장인 조영규 교수협의회장·비상대책위원(가정의학과)은 "기업과 계약을 통해 이뤄지는 검진 역시 신뢰도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고 만약 폐원 등으로 일정 진행이 어렵다면 사전에 대처해야 하는데 정해진 부분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폐원으로 인해 단 한 명의 환자라도 피해를 보지 않도록 마지막 순간까지 환자 곁을 지키는 것이 의료진들의 숙명"이라며 "이 기본적 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병원 경영진과 재단 측은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82년간 서울 도심에서 의료 버팀목으로 자리 잡았던 서울백병원이 '인술로써 세상을 구한다'는 설립 취지와 달리 경영난 가중으로 폐원한다는 것 자체를 반대하는 여론이 형성됐는데 환자에 대한 책임감도 결여됐다는 비판이다. 

    이와 관련 재단 측은 "이틀 전 폐원 결정이 나 이제 막 후속조치에 돌입한 상황"이라며 "근시일내 우려하는 환자 전원 문제나 직원 전보 등 전반적 사안 등 지침을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만간 서울백병원장을 비롯해 형제병원인 상계·일산·부산·해운대 백병원장들이 모여 전반적 사항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병원 운영 중단 일정은 재단의 결정과 별개로 교수협의회에서 범위가 확장된 비대위원회가 준비 중인 폐원 행정처분 가처분 신청 여부 등에 따라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서울시가 백병원 부지를 도시계획시설로 지정해 종합의료시설로만 사용하도록 조치를 내릴 것으로 예상돼 향후 어떤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