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 전 생수시장 본격 진출, 신성장동력 기대생수 매출 500억원 매출·점유율 10%대 목표였지만현재 연매출 30억원대, 연간 150만병 생산 수준 유지 중
  • ▲ 2022년 기준 생수시장 점유율. ⓒ황유정 디자이너
    ▲ 2022년 기준 생수시장 점유율. ⓒ황유정 디자이너
    남양유업이 10여 년 전 진출했던 생수 사업이 시중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생수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후발주자 대열에 참전했지만 유명 브랜드들의 점유율을 쫓기엔 무리가 있었다는 평이다.

    28일 남양유업에 따르면 천연수의 매출은 남양유업 전체 매출의 0.4%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남양유업이 9646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을 감안하면 38억원의 매출 정도를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시장 점유율도 1% 미만으로 미미하다.

    2014년 천연수 리뉴얼 이후 생수 사업에서만 500억원 이상의 매출과 점유율 10%대로 끌어올리겠다고 자신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한 것이다. 현재 천연수는 연간 150만병(2L·500ml 합산)의 출고량을 유지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사업 시작 당시 대리점주들이 음료 외 생수 등 다양한 제품군을 요청해 시장에 뛰어들게 됐다"며 "천연수는 현재 특수판매 위주로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주력하고 있는 단백질, 건기식, 식물성 음료 등 다양한 신사업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천연수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해왔다. 남양유업은 OEM 외에도 자사 공장을 설립해 직접 생산에 나설 계획도 세웠지만 성과가 부진하자 이마저도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천연수의 판매 채널도 진출 초기 대비 현저히 줄어든 상태다. 현재 천연수는 편의점에도 입점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업 초기 남양유업은 편의점과 대형마트·도매 등의 판매 채널을 확대하기 위해 해당 사업부문의 조직을 재정비하기도 했다. 당시 남양유업은 어느 정도 시장에서 입지를 다진 뒤 프리미엄 생수 등 '물 사업' 확장에 대한 청사진도 제시한 바 있다.

    호기로웠던 생수 사업 진출과 달리 규모를 키우지 못한데는 이미 삼다수, 아이시스 등 상위 업체들이 시장에서 굳건하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그간 생수 시장에 도전한 업체는 많았지만 점유율이 크게 변동된 적은 없다. 최근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생수 시장 점유율은 제주 삼다수(제주특별자치도공사)가 35.7%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이어 롯데칠성음료의 '아이시스'가 11.7%, 농심의 '백산수') 6.8%, 해태음료의 '강원 평창수'가 3.6%, 하이트진로의 '석수'가 3.0%로 뒤를 이었다.

    이렇다보니 생수 후발주자들이 국내에서 영향력을 넓히기 쉽지 않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천연수의 경우 소비자뿐만 아니라 주요 업체들 사이에서의 브랜드 인지도도 낮게 평가되고 있다.

    워낙 많은 기업들이 생수 시장에 진출해 있는 것은 물론, 생수의 경우 '천연', '미네랄', '자연' 등 마케팅에 쓰이는 용어들이 비슷해 '천연수' 라는 제품이 하나의 제품으로 각인되기가 쉽지 않은 것도 한몫했다.
  • ▲ ⓒ남양유업 천연수
    ▲ ⓒ남양유업 천연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