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매출 6배 웃도는 20조원대 수주고 유지추정매출액 3.8조…전년比 17.8%↑ 전망 현금 1년만 8441억→6527억…5년래 최저단기차입 비중 59%→74%…이자 249% 급증
  • ▲ HDC현대산업개발. ⓒ이기륭 기자
    ▲ HDC현대산업개발. ⓒ이기륭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광주붕괴사고 후유증에서 차츰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사고직후 계약해지건이 몰리고 신규수주도 주춤했지만 견조한 수주고를 유지하면서 실적반등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이다. 

    다만 업계에 불어닥친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리스크를 떨쳐내기 위해 채무 대응과정에서 무리하게 차입구조를 단기화해 재무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4일 분기보고서 분석결과 1분기 HDC현대산업개발 수주잔액은 모두 20조원으로 전년동기 23조원에 비해 15.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5월 분할이후 1분기 기준으로는 처음 하락한 것이다.

    이는 지난해초 '화정 아이파크' 사고후 브랜드 인지도 악화에 따른 시공배제 또는 계약해지 등 수주관련 리스크가 확대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물론 사업성검토에 따른 선별적 수주전략일 수도 있지만 사고발생전까지 수주잔고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사고발생후 수주경쟁력이 저하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연매출 6배를 웃도는 20조원대를 유지하면서 양호한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1분기 기준 수주잔액은 △2019년 19조원 △2020년 20조원(+5.77%) △2021년 21조원(+3.78%) △2022년 23조원(+11.8%) 순으로 증가했다.

    풍부한 수주잔고는 분양실적으로 이어지면서 사업정상화 기틀을 다지는데 기여했다. 1분기 기준 진행사업 분양률은 97.6%, 입주율은 94.9%로 우수한 수준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실적전망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에프앤가이드 집계를 보면 올해 HDC현대산업개발 추정매출액은 3조8885억원으로 지난해 3조2982억원에 비해 17.8% 늘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1163억원에서 1868억원으로 60.5%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최한승 한국기업평가 실장은 "광주사고와 관련 최종 행정처분 결과에 따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절대적 수준에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수주 및 분양, 입주성과 등을 고려할 때 안전사고와 관련한 사업리스크는 사고직후보다 상당수준 완화됐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무안정성은 크게 떨어졌다. 업계에 PF발 유동성 우려가 확산되자 서둘러 관련 리스크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사업비대여 등 자금소요로 1분기 기준 순차입금의존도가 22.8%로 사고이전인 2021년 -0.5%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1분기 도급 및 정비사업 관련 우발채무 규모는 2조1094억원으로 이는 화정사고 직전인 2021년말 4조32억원에 비해 약 1조8000억원(-47.3%) 줄어들었다.

    반면 유동비율은 151%로 2018년 분할이후 1분기 기준 최저치를 기록했다. 보유현금 및 현금성자산 역시 전년동기 8441억원에 비해 22.6% 줄어든 6527억원을 기록, 최근 5년새 1분기 기준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뿐만 아니라 전체 차입규모는 전년 2조502억원에서 1조6305억원으로 20.4% 줄어들었지만 단기차입금 비중이 59.3%에서 74.8%로 증가하면서 차입구조가 단기화됐다.

    차입구조 단기화는 차입금 질의 저하는 물론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를 부담하기 마련이다. HDC현대산업개발 역시 이자비용이 분할후 1분기 기준 최대 규모인 27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 78억원에 비해 249% 급증한 수치다.

    홍석준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현금창출력과 자본시장 접근성이 저하된 상황에서 향후 회사채 등 차환 및 상환, 사고현장 관련지출 등으로 인한 자금소요가 예상된다"며 "지속적인 추가 원가반영 등으로 수익성마저 개선되지 못하면 현금흐름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재무안정성 회복은 물론 수익성 회복여부에 대해서도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사고가 발생한 화정 아이파크는 현재 본철거를 앞두고 있다. 철거는 2025년 상반기 완료될 전망이다. 재시공후 준공 및 입주는 2027년말로 예정됐다.

    사고와 관련한 행정처분은 여전히 사업안정성 측면에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서울시의 영업정지 1년 또는 등록말소 사전통지 이후 2022년 12월 2차 청문이 완료된 가운데 관련 형사재판 1심이 진행중이다.

    본처분 시기는 지연되고 있으며 최종 행정처분 시기까지는 최소 수개월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최한승 실장은 "행정처분 취소소송 제기후 청문절차 진행 등 과정을 고려할 때 행정처분이 실제 효력을 발휘하기까지 중기적인 시일이 걸릴 전망"이라며 "장기간 영업정지 처분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최종 행정처분 결과후 파급영향을 면밀히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