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율 2배 증가… PF익스포저 비중 208%150위 內 시공사 16%뿐… '책임준공' 리스크리스사, 브릿지론·지방·후순위 많아44조 보험사… 대부분 선순위 '안정적'
  • ▲ 저축은행 부동산PF 대출 잔액 및 연체율. ⓒ뉴데일리
    ▲ 저축은행 부동산PF 대출 잔액 및 연체율. ⓒ뉴데일리
    [편집자주]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시작은 2000년대 초반 미국이 9·11 테러에 대한 대응으로 장기간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면서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에 집중되면서다. 집값이 오르자 너도나도 주택을 담보로 돈을 빌려줬고 파생상품들이 줄줄이 나왔다. 하지만 2006년 기준금리가 꾸준히 상승하는 가운데 집값은 하락하기 시작했고 대출상환 능력이 부족해진 서브프라임 대출들이 디폴트되면서 금융기관들은 담보를 처분해 손실을 보전하려 했으나 집값은 더욱 빠르게 하락했다. 결국 2008년 미국의 4대 투자은행 리먼 브라더스가 모기지 투자에서 입은 손실로 파산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를 발생시켰다. 이후 15년이 지난 지금 당시 상황과 너무나 닮아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수년간 이어진 저금리 기조속에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으로 몰렸고 우후죽순격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들이 추진됐다. 부동산 PF 시장 내 금융사들의 참여 방식이 다양해지고 유동화증권 등을 통한 자본시장과의 연계성도 매우 커져 있는 상태다. 최근 기준금리가 꾸준히 오르면서 부동산 PF 사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되기 시작하자 위기 발생 가능성에 대한 징후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도미노처럼 번져 가는 금융권의 부동산 PF 리스크 현황을 살펴보고 정책적 해법을 모색해봤다.

    최근 새마을금고 연체 파문이 크게 일고 있는 가운데 저축은행과 캐피탈, 보험 등 2금융권 사이에서는 희비가 갈리고 있다.

    PF연체율이 16%에 달해 우려를 사고 있는 증권사 보다는 나아 보이지만 속내를 들춰보면 사정은 결코 녹록치 않다.

    특히 브릿지론이 많고 책임준공 등의 옵션이 취약한 저축은행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가 많다.
  • ▲ 저축은행별 부동산PF 대출 규모. ⓒ뉴데일리
    ▲ 저축은행별 부동산PF 대출 규모. ⓒ뉴데일리
    ◆저축은행, 연체율 뛰고 회수 가능성 낮아… '총체적 난국'

    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올해 3월말 기준 은행·증권·보험·저축은행·여신전문금융회사·상호금융 등 금융권 전체의 부동산PF 대출 잔액은 131조6000억.

    이중 저축은행은 10조1000억으로 채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연체율이 빠르게 치솟고 있는데다 후순위나 브릿지론 비중이 높아 부실우려가 커지는 형국이다.

    저축은행의 자기자본 대비 PF익스포저 비중은 208%로 증권사 31%의 7배에 가깝다. 특히 부실위험 및 기대손실률이 본PF보다 높은 브릿지론 비중은 자기자본의 128%로 증권사(9%)의 10배, 여전사(29%)의 4배에 달한다.

    부동산PF 연체율은 지난해 말 2.05%에서 3월 말 4.07%로 2배 가까이 증가했는데, 금융 업권 중 가장 빠른 속도다.

    회수 가능성도 떨어진다. 처분 가능한 상태의 담보가치를 지닌 부동산을 확보(준공)할 위험도 중요한 평가 요소인데, 저축은행 본PF 중 시공능력 150위 이내의 시공사가 책임준공의무를 부담하는 비율은 16%에 그치고 있다. 역시 79%의 증권사, 84%의 캐피탈과는 한참 차이가 있다.

    신용등급 BBB급 이상의 시공사 비중은 ▲증권사 87% ▲캐피탈69% ▲저축은행 2.4%였다.

    황보창 한국기업평가 연구위원은 "각종 규제와 조달 비용면에서 상대적으로 열위한 지위에 있는 저축은행은 사업규모가 작은 곳이나 시공사의 신용도가 낮은 현장에 투자하게 될 확률이 높다"면서 "여러 리스크 지표를 고려했을 때 PF 리스크가 가장 큰 업권은 저축은행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 할부리스사 부동산 금융 상환 순위 구성 현황(좌), 할부리스사 부동산PF 비중(우). ⓒ뉴데일리
    ▲ 할부리스사 부동산 금융 상환 순위 구성 현황(좌), 할부리스사 부동산PF 비중(우). ⓒ뉴데일리
    ◆할부리스사, 브릿지론·지방·후순위↑… 시한폭탄

    할부리스사의 사정도 만만치 않다. 앞서 사업포트폴리오 내 부동산PF 비중을 꾸준히 늘린 탓에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꾸준히 증가해 왔다. 업권 내 경쟁이 심화되고 기존 할부리스 부문의 성장성이 둔화되는 가운데 

    1분기 기준 요주의 이하 부동산PF 여신비율은 9.3%로 6.4%였던 지난해 말에 비해 3개월 만에 45%가 뛰었다.

    특히 중∙후순위 비중이 최대 34.6%까지 늘어나 걱정을 사고 있다.

    건당 금액도 본PF 100억~300억, 브릿지론 50억~100억으로 규모가 크고 서울과 수도권을 제외한 기타 지역이 40%를 차지해 질적 리스크도 크다는 지적이다.

    실제 브릿지론의 지역구성을 살펴보면 ▲서울 35% ▲수도권 및 세종 31% ▲대구/울산 11% ▲기타지방 24%로 서울지역의 비중이 높지 않고 분양경기가 매우 저조한 대구/울산 지역이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브릿지론 비중이 높은 것도 불안 요소다. 여신전문금융업감독규정은 캐피탈사가 운영할 수 있는 부동산 PF 대출을 여신성 자산의 30%로 제한했는데, 이는 저축은행보다 10%로 많은 수준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캐피탈사가 브릿지론을 많이 취급하는데, BBB 이하 등급의 캐피탈사는 대출 자산의 대부분이 선순위가 아니다"면서 "브릿지론을 중심으로 영업해왔던 캐피탈사가 전체 금융 시스템 불안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 할부리스사 부동산PF 요주의이하여신비율 추이. ⓒ뉴데일리
    ▲ 할부리스사 부동산PF 요주의이하여신비율 추이. ⓒ뉴데일리
    ◆보험사, 부동산PF 규모 1위… "대부분 선순위… 문제없다"

    보험업권의 3월 말 기준 부동산PF 대출 잔액은 43조9000억으로 금융권 전체의 34%를 차지하고 있다.

    이석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보험사는 별도 규제가 없어 PF 대출이 옮겨간 풍선효과가 발생한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다만, 보험업계는 상대적으로 부동산PF 대출 리스크가 크지 않아 보인다.

    연체율은 지난해 말 0.6%에서 3월 말 0.66%로 소폭 상승했지만 양호한 수준이다.

    특히 전체 운용자산 대비 부동산 PF 대출금액 비중이 5%를 밑돌고 대부분 시공사의 책임준공과 선순위 수익권을 담보로 잡고 있다. 

    전용식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부동산 사태 이후 보험사들은 대출상환 순위가 높은 대출 계약 비중을 확대했기 때문에 위험은 비교적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