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제분업계 이어 사료업계 호출 가격인하 요청정부, 물가안정세 접어들면 경기부양 '턴' 시사서울·인천 등 대중교통 요금인상 예고… 농산물도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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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형마트 ⓒ뉴데일리
    정부가 라면과 밀가루 가격 인하 압박에 이어 사료업계까지 불러 모아 사룟값 인하를 요청하는 등 물가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6일 한국사료협회에서 배합사료 제조업체 8개사와 만나 곡물 가격 하락분을 배합사료 가격에 조기 반영해 달라고 요청했다. 사료용 곡물가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치솟았다가 생산량이 늘어나며 지난 5월 톤(t)당 337달러를 기록, 1년 전보다 5.3% 감소했다.

    앞서 라면업계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발언에 이달 출고분부터 가격을 5~7% 내렸고, 제분업계도 농식품부의 가격인하 요청에 이달부터 가격을 인하하기로 했다. 뚜레쥬르 등 제빵업계도 가격 인하에 나섰다.

    정부가 '관치'라는 비판까지 받아가며 시장에 적극 개입하고 있는 이유는 물가 안정 때문이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7%를 기록하며 21개월 만에 2%대에 진입했지만, 이는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효과다. 아직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공공요금이나 먹거리 물가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도시가스는 1년 전보다 29%, 전기요금은 28.8% 상승한 데다, 가공식품 역시 7.5% 높은 상승률을 높였다. 이 중에서도 라면은 13.4%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정부 입장에서는 하루 빨리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농축수산물과 가공식품, 외식 물가 등을 안정시키는 등 물가를 잡아야만 경제정책 기조를 경기 부양으로 전환할 수 있다. 이에 지난 4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는 올 하반기 공공요금 인상을 최대한 자제하고 인상 요인이 있다면 내년으로 이연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하지만 정부의 이런 노력이 무색하게도 각 지자체들은 올 하반기 대중교통 요금 인상을 줄줄이 예고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4월 대중교통 요금을 인상하려고 했지만, 정부의 요청에 요금인상을 미뤄왔다. 하지만 서울시는 지난해 서울교통공사 적자만 1조2000억 원에 달하는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 오는 8월 말 시내버스 요금은 300원, 지하철 요금은 150원 또는 200원 인상하는 안을 검토 중에 있다.

    인천시는 오는 10월부터 시내버스 기본요금을 250원, 인천지하철 기본요금을 150원 인상할 계획이다. 부산시도 시내버스 요금 400원, 도시철도·경전철 요금은 300~400원 인상하는 내용을 부산시의회에 제출했다.

    공공요금발 물가 자극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여름철 집중호우나 태풍으로 인한 농산물 가격 인상도 우려된다. 농식품부는 여름철 기상악화로 인한 농산물 가격 급등에 대비하기 위해 수급상황을 매일 모니터링하고, 비축‧계약재배 확대, 생육점검 강화, 수입 등의 수급안정 대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