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정부 들어 정책모기지로 첫 선DSR 규제속 월 상환액 줄자 '호평' 인뱅들 저금리 초장기 대출로 맞불
  • 불과 2년 전 '선거용' 정책이라며 질타 받은 50년 만기의 초장기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은행권에서 앞다퉈 출시되고 있다. 올초 SH수협은행을 기점으로 DGB대구은행, 하나은행, NH농협은행까지 줄줄이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을 출시하고 나섰다. 

    애초 금융권에선 현실성 없는 졸속 정책으로 시장성이 낮다는 지적이 들끓었으나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20·30세대의 매수세가 커지면서 초장기 대출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결과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반백년' 만기 주담대 상품의 첫 등장은 지난해 윤석열 정부에서 내놓은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정책모기지 상품이다. 기존 40년 만기의 보금자리론 대출의 만기를 10년 늘렸다. 

    초장기 모기지론은 금리 상승기 속 월별 상환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속에 대출 한도가 늘어나는 효과를 누렸다. 또한 신용대출 등 다른 대출을 가진 다중채무자의 경우 DSR이 내려가 대출 한도가 늘어나는 효과도 있다. 다만 차주 입장에선 길어진 만기만큼 총이자를 더 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총 5억원 규모의 주담대의 연 금리를 4.4%로 가정했을 때 40년 만기는 월 상환액이 222만원이나, 50년 만기를 적용하면 월 206만원으로 감소한다.   

    초장기 모기지론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호평을 받자 시중은행들도 앞다퉈 상품을 내놓고 있다. 기존 정책모기지와 특례보금자리론이 청년·신혼부부 등 특정 세대를 한정한 만큼 전 세대로 넓혀 영업력을 키우고 있다.  

    하나은행은 '원큐아파트론' 등 주요 주담대 상품의 만기를 최장 50년으로 연장했고 농협은행은 '채움고정금리모기지론'을 출시했다. 

    채움고정금리모기지론은 최초 5년 간은 고정금리를 적용한 뒤 이후 신규코픽스 6개월 기준금리에 따라 금리가 변동되는 혼합형 방식이다. 이날 기준 금리는 연 4.16~5.46%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초장기 주담대 출시 채비에 나섰다. 수익성 측면에서 은행 입장에서는 손해볼 것이 없다는 시각도 깔려 있다. 길어진 만기만큼 이자 수익과 대출 한도가 동시에 늘어나 대출 확대 측면에서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인터넷전문은행도 '초장기' 주담대 시장에 저금리로 맞불을 놓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만 39세 이하 청년에 한해 최장 45년 간의 주담대를 제공하며 금리 수준은 연 3.92%로 업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밖에 케이뱅크는 40년 만기로 상품을 운영중이며 토스뱅크는 내년 주담대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대환대출 서비스가 활성화되며 은행 간 주담대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면서 "금리 수준이나 대출기간과 같은 확실한 비교군을 두고 소비자들이 대출상품을 선택할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