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2%… 예상경로대로경기둔화, 수출부진에 새마을금고發 불안 겹쳐한미금리차 2.0%p 유지연내 피벗에 더 관심
  •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한국은행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한국은행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3일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3.50%로 동결했다. 

    불확실한 경기 속에 가계부채가 석달 연속 증가하며 새마을금고 위기설까지 겹치자 금융불안을 최소화하는 선택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 2021년 8월부터 올 1월까지 1년 반 동안 기준금리를 총 3%p 끌어올렸다. 이후 지난 2월부터 이달까지 4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현 3.50%로 유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한은의 이러한 금리 동결기조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우리 경제는 수출과 내수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둔화세를 보이고 있으나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금리를 내릴 수도 없는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또한 한은의 통화정책 결정의 핵심 축으로 꼽히는 물가는 지난달 2%대로 내려 앉으며 다소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한은 목표치(2%)를 웃돌고 있고 지난해 물가가 정점을 찍었던 7월(6.3%) 이후부터 다시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 안심하기는 이르다. 한은 역시 8월 이후 물가가 오름세를 기록해 연말까지 3% 안팎에서 등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새마을금고 사태로 금융시장의 불안이 높아진 점도 금리 인상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새마을금고 연체율 상승과 뱅크런 우려 등으로 금융시장 위기감이 고조되자 금리 동결로 시장안정화에 힘을 보탠 측면도 적지 않다.  

    넉달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가계부채도 변수다. 최근 정부의 규제 완화와 부동산 경기 회복세로 주택구입이 큰 폭으로 늘면서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이 4개월 연속 증가했다.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 역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미 연준이 이달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는 등 긴축의 고삐를 놓지 않는 상황서 기준금리를 내릴 수도 없는 처지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연내 2회 이상의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하며 이달 0.25%p 인상이 유력시되고 있다. 이 경우, 한국(3.5%)과 미국(5.25~5.50%) 간의 금리 격차는 역대 최대인 2.0%p까지 벌어지게 된다. 

    한미간 금리 격차가 커질수록 국내에 유입된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가고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올라 시장불안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높다. 

    다만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0%로 2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이 연내 한 차례에 머무를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어 한은의 기준금리 결정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