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D램 빅3 감산 추진 재고 축소뒤늦은 감산 택한 삼성 재고량 가장 많아AI 서버 투자 밀려 범용 D램 수요 회복 요원수요 끊긴 시장 유일한 해결책 '감산'… 하반기 더 확대될 듯
  • ▲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클린룸 전경 ⓒ삼성전자
    ▲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클린룸 전경 ⓒ삼성전자
    올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D램 제조 3사(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가 감산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에 추진한 감산으로 제조사들의 D램 재고 수준은 낮아졌지만 고객사에도 재고는 쌓여있는 상황이라 수요 회복은 요원하고 감산만이 유일한 다운턴 극복 방안으로 제기된다.

    13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TrendForce)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말 기준 D램 제조 3사의 재고 수준은 분기 초 대비 일제히 떨어졌지만 같은 기간 고객사 재고는 대부분 더 늘어났다.

    3사 중에 D램 재고 수준을 가장 낮춘 곳은 SK하이닉스였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분기 초에만 해도 16주 수준의 D램 재고가 쌓여있었지만 이를 분기 말엔 12주 수준까지 낮췄다.

    뒤늦게 감산 대열에 동참한 삼성은 3사 중 D램 재고 수준이 가장 높았다. 지난 2분기 말 기준으로 16주 분량이 쌓여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분기 초에 18주 분량이었던 것에 비하면 감산 효과는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장 강력하게 감산을 추진한 미국의 마이크론은 지난 2분기 초 기준 14주 분량의 재고를 축적하고 있었지만 분기 말에는 이를 12주 수준으로 낮추는데 성공했다. SK하이닉스가 강력하게 감산을 추진하면서 2분기 말 기준으론 마이크론과 재고가 비슷한 수준이 됐다.

    D램 3사가 감산으로 재고를 줄였지만 좀처럼 업황 회복이 더딘데는 예상보다 수요가 회복되지 않고 있어서다. 지난 2분기 상황만 봐도 미국의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이른바 하이퍼스케일러(Hyperscaler)들을 제외하곤 내부적으로 D램 재고를 더 쌓아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통적인 D램 고객사인 PC와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내부적으로 D램을 더 축적하고 있었다. 제품 판매량이 줄면서 D램 제조사에서 사들인 재고가 조금씩 쌓이는 형국이다. PC 제조사들의 경우 지난 2분기 초 9~13주 수준의 D램 재고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2분기 말에는 10~14주 수준으로 늘었다.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5~7주 수준의 D램 재고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2분기 말 기준으론 6~8주 수준으로 재고를 늘린 것으로 트렌드포스는 분석했다.

    유일하게 재고가 줄어든 미국 하이퍼스케일러는 D램 시장을 떠받치고 있는 버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앞서 1분기 실적발표에서 서버향 수요가 가장 먼저 되살아날 기미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을 언급한 바 있다. PC와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D램 재고가 1~2주 가량 늘어난 반면 미국 빅테크들의 서버용 D램 재고는 1~2주 줄었다.

    하지만 이들도 이제는 인공지능(AI) 서버를 확충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꾸면서 기존 서버향 D램을 훨씬 넘어서는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AI 서버에 사용되는 GPU에 고대역폭메모리(HBM)가 필수적으로 탑재되면서 이제는 D램 3사가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투자와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제 기존 D램 시장에선 수요가 되살아날때까지 감산으로 버티는 방법 밖엔 해법이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반기에 이어 올 하반기에도 삼성과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감산을 이어가기 위해 수요단의 상황을 예의주시 하는 동시에 경쟁사 재고 수준을 파악하기 위한 눈치 작전에 돌입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