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 후보 27명, 사내 후보 10명 안팎 등 40여명 지원한 듯 KT 전·현직 출신 인사 하마평… 수차례 지원 '재수생' 눈길정관 개정 및 명단 비공개 등 논란 속 '낙하산' 재현 우려도
  • KT가 차기 대표이사(CEO) 후보자 모집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경선 레이스를 펼친다. 차기 사령탑 자리를 둘러싼 사내·외 후보자들의 뜨거운 경쟁이 예상된다.

    17일 KT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12일까지 차기 CEO 후보자 접수를 진행했다. 지원자는 사외이사 27명(공개 모집 20명, 주주 추천 1명, 외부 전문 기관 추천 6명) 사내이사 10명 안팎 등 40여 명의 지원자가 몰린 것으로 전해진다. 

    KT는 후보자 명단을 공정성 확보 및 후보자의 개인 정보 보호 차원에서 명단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다만, 하마평에 꾸준히 올랐던 KT 전·현직 출신의 인사가 거론된다. 

    우선 사내 후보군으로는 강국현 KT 커스터머부문장, 박병삼 윤리운영실장, 서창석 네트워크부문장, 송재호 AI/DX융합사업부문장, 신수정 엔터프라이즈부문장, 우정민 IT부문장, 안상돈 법무실장 등이 하마평에 오른다. 이들 모두 KT그룹 재직 2년 이상이면서 부사장 이상 임원급으로, 사내 후보군 자격요건을 충족한다. 현재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사장)은 심사의 공정성 확보 차원에서 경선에서 빠진다.

    사외 후보군으로는 김기열 전 KTF 부사장, 김철수 전 KT스카이라이프 대표이사 사장, 권은희 전 KT네트웍스 비즈부문장, 최두환 전 포스코ICT(현 포스코DX) 사장,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 남규택 전 KT 마케팅부문장, 김성태 대통령 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자문위원, 윤종록 전 미래창조과학부 차관 등이 거론된다. 이들은 한 차례 이상 KT 차기 CEO 공모에 지원한 바 있는 재수생이다. 

    이와 함께 차상균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 초대 원장, 문형남 숙명여대 교수, 배순민 KT융합기술원 소장, 채종진 전 BC카드 사장, 이기주 전 방통위 상임위원, 송영희 전 KT T&C부문 가치혁신CFT장, 김영섭 전 LG CNS 대표 등도 후보군 명단에 오른 것으로 전해진다. KT 차기 CEO에 첫 도전한 케이스로 눈길을 끈다.

    사외이사로 구성된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늦어도 이달 말까지 압축 후보자(숏리스트)를 추릴 것으로 점쳐진다. 이후 내달 첫째 주 안으로 차기 CEO 최종 후보자를 확정, 8월 말 예정된 주주총회 안건에 올릴 예정이다.

    KT 관계자는 "신임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이사회가 조속히 대표이사 후보 선임 절차를 마무리할 것"이라며 "새로운 대표이사가 선임되는 대로 지속 가능한 성장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경영을 이어갈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KT 안팎에서는 차기 CEO 경선 과정이 마냥 순탄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대표적으로 후보자 명단 비공개가 낙하산 인사를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온다. 앞서 정관 개정을 통해 대표이사 자격 요건에서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지식과 경험'을 삭제한 것도 이를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KT 차기 CEO 선임은) 수차례 반복된 경선 과정을 감안했을 때 단정 짓기는 어렵다"며 "정부 입맛에 맞는 전문성 없는 낙하산 인물이 기용될 경우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