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전남대병원·칠곡경북대병원·양산부산대병원·국립암센터 등 지정소아혈액종양 전문의·조혈모세포 이식 가능한 병원서 모델 구축병원 내 전담팀 구성… 촉탁의 뽑고 타병원 전문인력도 활용
  •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부족 사태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번진 가운데 고난이도의 치료가 필요한 소아암을 담당하는 의사가 전멸 수준이다. 전국 69명에 불과하고 60% 이상은 수도권에 근무하는 실정으로 지방 소아암 진료체계는 붕괴된 상태다. 

    이에 정부는 전국 5곳의 거점병원을 지정해 소아암 대응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서울로 이동하지 않아도 지역별 전문인력이 담당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진단과 치료, 장기 추적관리가 필요한 분야이기에 새로운 대책이 통할지 주목된다. 

    20일 보건복지부는 소아암 진료체계 붕괴에 따른 문제가 지속되자 전체 소아암 발생률, 소아암 전문진료 자원 분포를 고려한 '소아암 지방 거점병원' 육성책을 발표했다.

    충남대병원(충청권), 화순전남대병원(호남권), 칠곡경북대병원(경북권), 양산부산대병원(경남권), 국립암센터(경기권) 등 총 5곳이 거점병원으로 지정된다. 

    해당 병원들은 권역 내 의료기관 중 기존 정부 지원 공공의료 수행기관(지역암센터,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으로서 소아암 진료기능이 일부 유지되고 있는 병원이다.

    복지부는 "소아혈액종양 전문의, 조혈모세포 이식, 외래・입원 및 응급진료 유지 등을 수행할 곳부터 거점병원으로 지정하고 각 권역별로 적합한 모형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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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력 확보가 관건… 촉탁의 신규채용 후 전담팀 구성

    거점병원을 육성하기 위한 전제조건은 부족한 인력을 최대한 활용해 안정적 진료체계를 갖추는 것이다. 

    이에 각 거점병원은 소아혈액종양 전문의를 중심으로 병동 촉탁의를 2~3명 신규채용하고 소아감염 등 타 분과 소아과 전문의와 협력할 방침이다. 특히 지역 내 타 병원 소속 전문의여도 진료에 참여하도록 하는 소아암 전담진료팀을 만든다.

    각 거점병원에 따라 전문인력 활용 형태는 ▲병원 내 전담팀 구성 진료체계(충남대병원, 화순전남대병원과 양산부산대병원) ▲지역 개방형 진료체계(칠고경북대병원) ▲취약지 지원체계(국립암센터) 등 3가지로 분류된다. 

    우선 충남대병원, 화순전남대병원과 양산부산대병원 등은 인력 이탈을 막기 위해 올해 말 수련이 종료되는 전공의를 촉탁의로 채용할 계획이다. 현재 근무 중인 입원전담의 또는 촉탁의 등을 진료전담팀으로 합류시킨다.

    전담팀에서 소아혈액종양 전문의는 외래진료와 조혈모세포 이식에 집중하고 신규 또는 지원인력을 병동과 중환자실, 응급실에 배치해 소아암 환자에게 안정적인 진료 생태계를 유지한다. 

    칠곡경북대병원은 지역 개방형 진료체계를 만들기로 했다. 지역 내 대학병원(영남대병원, 계명대동산병원 등) 소아혈액종양 전문의와 지역 병·의원에 근무 중인 소아암 치료경력이 있는 전문의가 거점병원의 진료에 참여하는 것이다. 

    강원도에는 소아암 세부 전문의가 없다. 이에 강원도 지역의 대학병원에 국립암센터 소속 소아암 전문의가 주기적으로 방문해 외래진료를 지원하는 취약지 지원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도내 대학병원은 타 지역에서 항암치료 및 퇴원한 지역 소아암 환자에 대해 사후관리 및 후속진료를 지원하는 체계를 갖출 예정이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소아암은 진단 후 1~2년 동안 집중치료가 필요함을 고려해 환자와 가족이 불편함이 없도록 진료체계가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관계부처와도 긴밀히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