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네트워크, 현대엘리 지분 10.61%→19.26%실질적 지주사 현대엘리 지배하는 ‘옥상옥 구조’현대네트워크 인적분할 곧 마무리…기업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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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과 오너일가 소유의 현대네트워크가 현대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공고히 하고 있다. 현대네트워크가 향후 정지이 전무의 승계 과정에서 지렛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최근 현대엘리베이터 보유지분 7.83%(319만6209주) 전량을 현대네트워크에 장외 매도했다. 

    주당 가격은 지난 24일 종가(4만1200원)에 20% 프리미엄을 붙인 4만9440원으로, 총 1580억원에 거래됐다.

    이로써 현대네트워크의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율은 작년 말 기준 10.61%에서 19.26%로 증가, 현대엘리베이터에 대한 영향력을 더욱 확대하게 됐다. 현대네트워크는 기존에도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해 최대주주 자리에 올라있었다.

    현대그룹의 지배구조도 ‘현 회장→현대네트워크→현대엘리베이터→현대무벡스’로 단순해졌다. 현 회장은 앞서 지난 4월 보유했던 약 863억원 규모의 현대무벡스 지분 전량(21.13%)을 현대엘리베이터에 대물변제, 현대엘리베이터의 현대무벡스 지분율은 32%에서 53.13%로 확대됐다.

    현 회장은 이로써 핵심계열사인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무벡스 지분은 직접 보유하지 않으면서도 그룹에 대한 지배력은 유지하게 됐다. 현대네트워크는 현 회장(91.3%), 장녀 정지이 현대무벡스 전무(7.89%), 차녀 정영이 현대무벡스 부장(0.23%), 장남 정영선 현대투자파트너스 이사(0.58%) 등 오너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다.

    향후 정지이 전무로의 경영권 승계에서 현대네트워크가 핵심 역할을 할 전망이다. 

    현대그룹은 실질적 지주회사인 현대엘리베이터 위에 현대네트워크가 자리한 ‘옥상옥’ 형태의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 현 회장이 현대네트워크 지분을 정 전무에게 증여하는 방식으로 승계가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 회장이 현재 경영 일선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점에 비춰 승계작업은 시간을 두고 서서히 진행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본격적인 승계에 앞서 현대그룹은 현대네트워크의 자체경쟁력 강화,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무벡스 중심 재건에 집중하며 기업가치 제고에 주력할 전망이다.

    현재 현대네트워크는 인적분할을 추진 중으로, 8월 초 완료하고 존속회사 상호를 현대홀딩스컴퍼니로 변경할 예정이다. 인적분할은 존속회사(A)와 분리회사(B)가 완전히 독립된 회사가 되는 수평적 분할 방식으로, 분할 시 기존 주주는 분할 비율대로 기존 법인과 새 법인의 주식을 나눠 갖게 된다.

    현대네트워크는 2005년 현대그룹 SI 회사로 출발한 현대유엔아이가 전신으로, 경영자문과 컨설팅업을 영위하고 있다. 2011년 현대유엔아이가 IT사업 부분을 인적분할하면서 사명을 현대글로벌로 바꿨고, 2019년 태양광에너지사업을 물적분할하며 사명을 현대네트워크로 변경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사업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현대네트워크의 인적분할을 추진 중으로 내달 초 완료될 것”이라며 “현대홀딩스컴퍼니는 현대네트워크 인적분할 이후 존속회사의 상호로 쓰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오는 8월 11일에는 현 회장이 지난 4월 M캐피탈에서 연 12%의 이자율에 빌린 2300억원 규모의 주식담보대출 만기가 도래한다. 현 회장은 당시 현대엘리베이터 2대주주 쉰들러와의 소송에서 패소, 1700억원이 넘는 배상금과 지연이자 등을 지불하기 위해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했다.

    현대네트워크는 현재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H&Q코리아와 M캐피탈로부터 받은 대출을 상환하기 위해 논의 중으로 알려졌다. 현대그룹은 지난 6월 H&Q를 현대엘리베이터 경영권 방어를 위한 백기사로 낙점했다. 블라인드펀드와 인수금융 등으로 약 3100억원을 조성해 대출금 상환 등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