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수평·수직통합, 친노동 文정부서 추진되며 뜨거운 감자로 '시끌'작년말 거버넌스 "판단 유보"-원희룡 장관 "코레일-SR 경쟁체계 유지" 결론한 사장 견해 철도노조 주장과 궤를 같이해… 노동개혁 드라이브 속 우려 시각도
  • ▲ 한문희 코레일 신임 사장 간담회.ⓒ연합뉴스
    ▲ 한문희 코레일 신임 사장 간담회.ⓒ연합뉴스
    과거 철도청 출신인 한문희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이 철도구조 개혁과 관련해 기본적으로 철도노조의 주장과 큰 틀에서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일각에선 윤석열 정부가 노동개혁 등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한 사장이 엇박자를 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사장은 1일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기자실을 찾아 간담회를 했다. 이 자리에서 한 사장은 정부의 철도정책에 대한 의견을 묻는 말에 "정부와의 관계가 있어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좀 그렇다"면서도 "철도는 도로, 항만과 다른 특성이 있다. 도로나 항만 등에서 (건설과 운영을 분리하는) 상하 분리 같은 얘길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한 사장은 이어 "철도는 상부(궤도·시스템·차량)와 하부(노반·건축)가 같이 있는 게 자연스럽다"고 덧붙였다.

    현재의 철도 상하 분리는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철도 구조개혁을 위한 법적 토대가 마련돼 이뤄졌다. 지난 2004년 기존 고속철도공단과 철도청 건설부문을 묶어 철도공단(현 국가철도공단)이, 이듬해 철도청 운영·물류부문을 합쳐 코레일이 각각 출범했다. 과거 철도청은 방만한 운영으로 개혁의 대상이었다. 철도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철도청은 여러 적폐를 안고 있었다"며 "통합된 조직에서 예산을 쪼개 쓰다 보니 기본적인 철도 인프라 구축에는 소홀했고, 비대해진 몸집에 효율성이 떨어져 문제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한 사장도 상하 분리 이후 잘 된 것으로 철도에 대한 투자가 많이 이뤄졌다고 인정했다. 철도운영자로선 아무래도 노선 운영에 따른 수지 등을 우선시할 수밖에 없는데 하부를 독립적으로 책임지는 철도공단이 고속철도 인프라 확대에 이바지했다는 것이다.

    한 사장은 또한 수서고속철(SRT) 운영사인 공기업 ㈜에스알(SR)과의 통합에 대해 "기본적으로 통합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며 "경쟁으로 철도 수요가 늘어나는 부분이나 서비스 개선 등은 객관적으로 수치화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했다.

    한 사장은 노조와 관련해선 말을 아꼈다. 일각에선 철도공단과의 수직 통합, SR과의 수평 통합을 주장하는 한 사장의 견해가 철도노조가 주장하는 내용과 궤를 같이한다며 우려된다는 의견이 나온다. 철도산업의 수평·수직 통합은 친노동자 성향의 문재인 정부에서 검토·추진이 이뤄지며 철도업계의 갈등을 부추긴 아젠다이다.
  • ▲ 원희룡 국토부 장관.ⓒ연합뉴스
    ▲ 원희룡 국토부 장관.ⓒ연합뉴스
    국토부는 지난해 12월20일 코레일과 SR의 통합 논쟁과 관련해 구성된 '거버넌스 분과위원회'(이하 분과위) 검토 결과를 발표하며 사실상 코레일과 SR의 경쟁체계를 유지하기로 했다. 분과위는 통합 찬반 의견이 첨예하고 코로나19 사태로 경쟁체제 운영 분석에 한계가 있다며 최종 판단을 유보한다는 종합의견을 냈었다. 이에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나라별 사회·문화적 여건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해외에서도 독점에서 경쟁으로의 전환이 철도발전의 기본방향"이라며 "국민이동을 책임지는 철도가 더 발전할 수 있게 건강한 철도경쟁을 유도하겠다"고 말했었다.

    한 사장은 철도고를 졸업하고 철도청에 입사한 뒤 서울지방철도청에서 근무하다 제37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케이스다. 이후에도 철도청에 몸담으며 철도공사 전환 후에는 경영혁신실장, 인사노무실장, 기획조정실장, 경영지원본부장 등을 지냈다. 2021년 11월부터 부산교통공사 사장직을 맡았다가 지난 5월 코레일 사장에 지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