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매매 미수금 5403억…신용거래융자 20조 넘어 2차전지, 초전도체주 쏠림에 '포모 증후군' 확산주가 변동성 커 무차별 투자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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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가 급증하면서 이에 따른 개인 투자자들의 위탁매매 미수금이 역대 최대 수준으로 늘어나면 반대매매도 속출하고 있다. 2차전지 종목의 급등 이후 '포모(FOMO·자신만 소외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현상)' 심리가 빠르게 번지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0조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25일 처음 20조원을 넘기며 연중 최대를 기록한 후 19조원대로 줄었던 빚투 규모가 다시 늘었다. 

    지난달부터 위탁매매 미수금과 반대매매도 급증하고 있다. 2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은 5403억원으로 연초 대비 180% 급증했다. 반대매매 규모는 500억원으로 같은 기간 157% 불어났다. 지난달 28일에는 미수금이 7734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미수거래 결제 대금을 납입하지 못하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팔아 채권을 회수하는 것을 뜻한다.

    최근 개미들의 투자 광풍은 2차전지에서 초전도체로 옮겨가고 있다. 이들 주가는 급등락을 오가며 큰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달 27일 이차전지 대장주인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는 각각 전날보다 주가가 17.25% 하락한 37만6500원, 19.79% 하락한 98만5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에코프로는 26일 장중 153만9000원의 신고가를 경신했었지만 순식간에 급락한 바 있다. 

    초전도체 관련주들도 국내 연구진이 상온 초전도체를 개발했다는 소식에 최근 연일 상한가를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전날 한국초전도저온학회 검증위원회가 'LK-99를 상온 초전도체라고 입증하기엔 부족하다'는 결과를 내놓자 시간외 거래에서 곧바로 하한가로 추락했다. 4일 대창, 신성델타테크, 덕성우, 서원, 모비스 등은 모두 약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달 2차전지에 쏠린 수급 현상이 다소 해소되고, 국내 증시가 탐색 구간에 돌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2차전지로 쏠린 수급이 해소되는 과정에서 큰 변동성을 나타낼 거란 전망이 나온다. 

    연초 이후 2차전지 관련 종목의 상승 기여율은 코스피가 45%, 코스닥이 55%를 웃돈다. 앞서 지난달 26일 2차전지주 하락 당시 국내 증시가 통째로 영향을 받은 것을 감안하면, 2차전지 종목 하락시 국내 지수도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8월 중 기업의 실적발표와 2차전지의 수급쏠림 현상 등을 소화하면서 하단은 견고한 방향성 탐색 구간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갑작스러운 하락 시 반대매매는 더욱 급증할 수 있다. 반대매매가 늘면 증시 조정이나 급락으로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 

    증권사들도 과도한 투자열기를 부추기기 보다는 관련 서비스를 닫으며 관리에 나서고 있다.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등은 현재 변동성이 큰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에이치엔에 대해 신규 신용거래를 중단한 상태다.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유진투자증권 등도 지난달 말 2차전지 관련 종목 상당수에 대해 신용증거금을 올렸다. 

    전문가들은 2차전지 등 과열된 업종의 투자 비중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개인 투자자의 수급에 외국인과 기관의 숏커버링이 가세하면서 2차전지주에 쏠림현상이 심화했다"며 "외국인 순매수가 유입된 반도체, 자동차, 조선 업종과 소프트웨어, 운송 업종에 대한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포모의 후유증을 겪고 있고 앞으로 겪을 것으로 예상한다. 2차전지 등 과열된 업종의 비중을 줄이는 것이 좋다"며 "반도체, 인터넷 그리고 아직 수급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중국 경기가 돌아설 때 반등할 수 있는 순수화학, 중국 소비 관련주들이 안전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