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골드만삭스 "2천억$ 성장"… 현재는 투자 '극초기' 단계글로벌 빅테크 다수 포진 美 중심 AI산업 성장… 2032년 美 GDP 2.3%AI 하드웨어 투자 핵심 '메모리'… 삼성, SK 중장기 전략 중요성 높아져
  • ▲ SK하이닉스 HBM3 제품 이미지 ⓒSK하이닉스
    ▲ SK하이닉스 HBM3 제품 이미지 ⓒSK하이닉스
    인공지능(AI) 시장이 개화하면서 오는 2025년부터는 미국 경제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는 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앞으로 2년 뒤면 전 세계 AI 관련 투자만 2000억 달러(약 263조 원) 규모로 성장하고 여기 필수재가 된 메모리 반도체 수요도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9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미국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AI가 오는 2025년부터 2030년 사이에 미국 경제에 의미있는 영향을 미치기 시작할 것"이라며 "AI 관련 투자가 2025년까지 미국에서 1000억 달러(약 130조 원), 전 세계적으론 2000억 달러 규모에 도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2021년 아메리칸 비즈니스(American Business)에서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향후 3~10년 동안 기업들이 AI를 본격적으로 채택하기 시작할 것으로 봤다. 이렇게 기업들이 AI를 채택하기 위한 투자를 시작하면 오는 2025년부터 2030년 사이에는 미국 경제 전반에 AI 산업이 미치는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는 AI 산업이 극초기 단계에 있어 앞으로 AI 관련 투자가 확대되기 시작하면 향후 미국 GDP의 2.5~4%를 차지하는 수준이 될 것이란 예상도 내놨다. 골드만삭스는 "지금까지 AI 투자는 모델 개발에만 초점을 뒀지만 생성형(Generative) AI를 확장하려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며 "AI가 생산성을 높이려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지난해 4분기 챗GPT가 출시된 이후 이미 AI 시장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빅테크가 다수 포진한 미국을 중심으로 AI 산업이 발전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미국 기업들은 AI 투자에 상대적으로 일찍 나서고 있어 앞으로도 AI 시장 주도권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중국도 AI 시장에선 존재감이 크고 앞으로도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 미국의 잇딴 무역 제재로 AI 관련 투자가 지연될 수 밖에 없다는게 한계로 꼽힌다. 미국은 AI 산업이 본격적으로 주류로 자리잡기 전에 중국의 기술 개발을 저지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하고 현재 반도체나 핵심 소재, 장비 등에서 제재에 나선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AI 투자가 이제 막 시작됐고 AI 하드웨어 투자 핵심으로 메모리 반도체가 꼽히면서, 삼성과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이 AI 수요를 기반으로 성장 전략을 잘 짜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앞서 '고대역폭메모리(HBM)' 같은 차세대 메모리 개발에 일찌감치 뛰어들어 AI 초기 시장 수혜를 대대적으로 받게 됐지만 시장이 태동단계에 있다는 점을 감안해 중장기 연구·개발(R&D) 전략 등 기술 리더십을 이어가는데 더 발 빠른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고객 맞춤형 제품을 시장에 적기에 내놓기 위해 대부분 고객사들이 위치한 미국에 진출하는 일도 삼성과 SK에겐 중장기적으론 필수적이다. 이미 양사 모두 미국에서 반도체 제조와 R&D를 진행하고 있거나 추진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아직 미국 진출에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 않은 SK하이닉스의 경우 HBM으로 엔비디아를 고객사로 확보한 데 이어 자체 AI칩 개발에 뛰어든 구글이나 아마존웹서비스(AWS), 브로드컴 등을 유치하기 위해 미국 현지에 패키징 공장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