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레일' 피로·부식 동시 발생… 표면 결함 발견에도 정비 안 해사고조사위, 코레일 5건·철도공단 3건 안전권고… 이행계획 제출해야
  • ▲ 사고발생 전 텅레일이 부러져 있는 모습.ⓒ국토교통부
    ▲ 사고발생 전 텅레일이 부러져 있는 모습.ⓒ국토교통부
    지난해 11월 6일 발생한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무궁화호 열차 궤도이탈 사고는 분기기의 텅레일(분기점에서 길을 바꿀 수 있도록 된 레일)이 부식피로에 의해 부러지며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는 10일 이런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조위에 따르면 직접적인 사고 원인은 분기기의 텅레일이 선행열차 운행 중 부러졌기 때문이다. 사조위는 텅레일이 부식환경에서 반복 응력을 받아 피로와 부식이 동시에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선로 유지관리가 미흡한 점도 원인으로 지목했다. 

    당시 사고는 오후 8시 52분쯤 경부선 영등포역 구내에서 발생했다. 용산에서 익산으로 향하던 사고열차(7칸·275명 탑승)가 분기기를 시속 67㎞의 속도로 통과하던 중 기관차의 후부차량(6칸)이 선로 왼쪽으로 이탈했고, 기관차와 후부차량이 분리되면서 각기 다른 선로에서 비상 정차했다.

    이 사고로 승객 12명이 입원하는 등 총 80명이 다쳤다. 차량·시설 파손 등으로 인해 178개 열차가 운행에 지장을 겪었고, 이로 인한 피해액은 총 21억 8000만 원에 달한다.

    사조위는 사고 기여요인으로 분기기의 전체 길이가 짧고, 텅레일의 단면적이 일반 레일에 비해 작아 피로에 취약한 구조인 점을 꼽았다. 또 다른 구간에 비해 열차 운행횟수와 통과톤수가 많아 레일 표면결함 발생 가능성이 높은 점도 지적했다.

    유지관리가 미흡했던 점도 사고에 영향을 미쳤다. 사조위는 사고 직전 6개월 전부터 텅레일의 표면결함이 여러 차례 발견됐으나 연마·교체 등의 정비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짚었다. 심지어 6일 전 정밀점검을 했음에도 문제점을 발견하거나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사조위는 코레일과 국가철도공단에 분기기 점검과 유지관리 철저, 분기기 취약점 개선, 관리기준 강화 등 총 8건(코레일 5건·공단 3건)의 안전권고를 할 계획이다.

    조사 보고서 전문은 사조위 누리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김수정 사조위 사무국장은 "관계 기관에 조사 보고서를 보내 안전권고 이행계획과 결과를 제출하도록 할 것"이라며 "지속적인 점검과 독려를 통해 유사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 궤도이탈 사고현장 위치도.ⓒ국토교통부
    ▲ 궤도이탈 사고현장 위치도.ⓒ국토교통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