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영업익, 전년比 59% 감소…8년 만에 가장 낮아외형 확대 속 판관비 가중에 원자재 쇼크까지 '겹악재'하반기 분양예정물량 순연…수익성 회복도 '시계 제로'신규 자체사업 부지 확보 과정서 채무·이자 부담 '쑥'
  • ▲ 서울 강남구 소재 동부건설 사옥 코레이트 타워. ⓒ동부건설
    ▲ 서울 강남구 소재 동부건설 사옥 코레이트 타워. ⓒ동부건설
    동부건설의 실적 악화가 지속하고 있다. 외형 성장은 지속하고 있지만, 수익성 회복이 더디다. 민간건축부문을 필두로 실적 개선에 나섰지만, 신규 분양시장 분위기가 여의치 않다. 영업현금흐름이 원활하지 않자 재무구조도 흔들린다. 수익성 위주의 내실경영으로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복안이다.

    14일 반기보고서 분석 결과 동부건설은 연결 기준 매출 8877억원, 영업이익 101억원의 상반기 영업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 6093억원에 비해 45.6% 늘어나면서 최근 10년새 상반기 매출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50억원에서 59.4% 줄어들면서 2015년 -121억원 이후 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영업이익률 역시 2015년 상반기 -3.87% 이후 최저치인 1.14%에 그쳤으며 순이익도 2015년 상반기 -1151억원 이후 8년 만에 가장 낮은 -17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주택 기성에 힘입은 외형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건자재 가격 및 인건비 상승으로 수익성이 저하된 것으로 풀이된다.

    동부건설은 2016년 10월 회생절차 종결 이후 자체 주택 브랜드 '센트레빌'의 양호한 인지도와 재무적투자자(FI)인 한국토지신탁과의 사업적 연계에 기반해 사업경쟁력이 개선됐다.

    실제 매출 규모는 최근 3년간 △2021년 상반기 5619억원 △2022년 상반기 6093억원 △2023년 상반기 8877억원 순으로 증가한 가운데 건축부문 매출 비중이 54.1%, 63.0%, 72.6% 순으로 불어났다. 특히 민간건축(4780억원)의 경우 올 상반기 매출의 53.8%를 차지했다.

    문제는 민간건축사업 확대 과정에서 판관비 부담이 지속하는 가운데 건자재 가격 및 인건비 상승으로 수익성이 저하되고 있다는 점이다.

    판관비의 경우 상반기 기준 2019년부터 4년 연속 증가하면서 최근 10년새 최대 규모인 474억원을 기록했다. 판관비율 역시 4년 전 4.44%에서 소폭 악화한 5.34%를 나타냈다.

    여기에 최근 건설업계에 불어닥친 원자재 쇼크로 원가율까지 악화하고 있다. 상반기 기준 매출원가는 8301억원으로, 10년새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원가율은 2021년 87.7%, 2022년 88.5%, 2023년 93.5%까지 치솟았다. 어닝쇼크를 기록한 2015년 95.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수익성 회복의 기미도 보이지 않고 있다.

    분기 기준으로 보면 2분기 매출의 경우 4845억원으로, 전년동기 3275억원에 비해 47.9% 증가하면서 7개 분기 연속 전년대비 외형 성장을 지속하고 있지만, 수익성은 침체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분기 영업이익은 71억원으로, 전분기 29억원에 비해 140% 증가했다. 하지만 전년동기 85억원에 비해서는 16.3% 감소하면서 기저효과에 불과한 것으로 풀이된다.

    상반기 기준 진행 중인 민간주택사업 1만1000가구의 분양률은 87% 수준이다. 그러나 최근 분양경기둔화로 일부 주택사업장에서 미분양이 발생하는 등 사업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게다가 하반기 예정된 △경기 시흥시 '매화산업단지 A4-1BL 지식산업센터' △인천 서구 '검단 16호공원 공동주택 개발사업(878가구)' △경남 거제시 '상동2지구 공동주택 개발사업(1314가구)' 등 분양도 내년으로 미뤄졌다. 분양시장 분위기가 호전될 때까지 신규공급을 미룬 것으로 풀이된다.

    김태현 서울신용평가 전문연구원은 "상반기에도 고금리·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원가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며 "도급증액계약을 체결하면서 원가 상승에 대응하고 있지만, 단기적인 수익성 개선은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 ▲ 하남감일 센트레빌. ⓒ동부건설
    ▲ 하남감일 센트레빌. ⓒ동부건설
    또 다른 문제는 민간건축과 자체 분양사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공사매출채권 및 용지투자액 등 운전자금 소요로 재무 부담이 확대되는 추세라는 점이다.

    화성동탄 설계 공모(1180억원), 인천검단(2115억원), 영종하늘도시 주상복합(4011억원) 등 대규모 자체사업을 수주하면서 토지매입에 따른 자금 소요가 발생했다. 지난해 용지투자는 2398억원 수준이며 올해는 2012억원 규모의 토지 대금 납부를 진행하고 있다.

    상반기 기준 2020년 121%에 불과했던 부채비율은 올해 205%로 악화했다. 이 기간 부채가 5000억원에서 1조1382억원으로 127% 급증하면서 이자비용도 같은 기간 6억원에서 40억원으로 5배 이상 뛰었다. 부채 규모와 부채비율, 이자비용은 모두 2016년 10월 키스톤에코프라임이 인수된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채무 부담이 가중되면서 유동성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동비율은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2021년 상반기 203%에서 지난해 상반기 185%, 올 상반기 146% 순으로 2년 연속 줄어들었다. 보유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는 △2020년 1992억원 △2021년 1248억원(-37.3%) △2022년 716억원(-42.6%) △2023년 663억원(-7.33%) 순으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김태현 전문연구원은 "올해 이후 납부할 용지 대금은 약 2457억원으로, 추가 차입 확대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주택 분양경기둔화로 예정사업장의 사업 시기가 연기되고 있어 점진적인 공사대금 회수와 자금 소요 통제 가능성에도 당분간 재무 부담 완화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 동부건설 측은 "전반적인 건설업황이 침체했기 때문에 저희도 부진한 영업실적을 기록했다"며 "순이익도 관계사나 계열사의 지분법 손실이 반영된 것으로, 별도 기준으로는 나쁘지 않은 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부적으로는 수익성 확보에 초점을 둔 선별 수주를 기반으로 하반기가 되면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