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8%·코스닥 2.6% 하락…환율도 장중 1340원대전일 뉴욕증시 이어 아시아 증시 일제히 내림세중국 의존도 높은 한국…원화 약세에 외국인 수급이탈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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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대형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이 촉발한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감이 커지는 가운데 중국 경제가 장기 침체에 빠져들 것이란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이로 인한 증시 불안감도 확산하는 모습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1.76%, 코스닥은 2.59% 하락했다.

    전날 뉴욕 증시도 일제히 내렸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1.02%),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1.16%), 나스닥지수(-1.14%) 등 3대 지수 모두 1%대 하락으로 장을 마쳤다. 특히 이날 S&P5000지수는 지난 9일 나스닥지수에 이어 50일 이동평균선을 깨고 내려갔다. 50일 이동평균선 하향 이탈은 조정이 좀더 이어질 수 있음을 예고하는 지표다.  

    유럽 증시도 마찬가지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 50지수가 0.96% 떨어진 것을 비롯해 독일 DAX지수(-0.86%), 영국 FTSE지수(-1.57%), 프랑스 CAC 지수(-1.10%) 등이 일제히 내렸다.

    이날 홍콩 항셍지수(-1.55%), 상해종합지수(-0.82%), 닛케이지수(-1.46%) 등 아시아 주요 증시도 하락했다.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약세를 보인 건 중국 경제가 거품 붕괴와 함께 장기 침체에 빠져들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는 영향으로 보인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비구이위안의 11개 위안화 채권 약 56억위안(약 1조원)어치의 거래가 중단됐다. 비구이위안은 지난 7일 만기를 맞은 액면가 10억달러 회사채 2종에 대한 이자 2250만달러를 상환하지 못했다. 

    비구이위안 사태는 과거 헝다 사태 때보다 글로벌 경제에 더 큰 충격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비구이위안 건설 프로젝트는 3000여건으로 헝다의 4배 수준으로 추산돼서다.

    악화된 중국의 경제지표 역시 위기감을 키우고 있다. 중국은 소비, 생산, 고용 지표는 모두 시장 추정치를 밑돌며 중국 경제의 부진을 반영했다. 

    중국의 7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대비 2.5% 증가해 2022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7월 산업생산도 전년 동기대비 3.7% 늘어나는 데 그쳤다. 

    시장 전망치(4.3%)에 못 미친데다 3~6월에 비해서도 둔화했다. 7월 수출은 9.2% 줄어 수입(6.9%)보다 감소 폭이 컸다. 7월 소비자물가(CPI)는 전년 동기대비 0.3% 하락했고, 생산자 물가도 4.4% 하락했다.

    이와 더불어 중국 정부는 7월 도시실업률(5.3%)을 발표하면서 청년(16~24세) 실업률을 포함한 연령대별 실업률은 비공개 조치했다. 7월 청년 실업률이 전달보다 더 뛰자 부담을 느낀 중국 정부가 이를 공개하지 못한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는 증시의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대(對)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만큼 중국 경제의 불안이 궁극적으로 국내 경기로 전이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역시 가계 부채를 중심으로 한 부채 리스크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신용리스크가 국내 신용위험을 높일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중국 경제지표가 악화하는 상황에서 원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외국인 수급 이탈도 우려된다. 이날 환율은 약 3개월 만에 장 중 1340원대를 넘겼다. 환율이 장 초반부터 급격하게 오르자 1340원 위에서 외환당국의 미세 조정으로 추정되는 물량이 나오며 환율 상승을 방어한 것으로 보인다.

    개장 직후 환율은 1341.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5월 17일 연고점(1343.0원)을 기록한 이후 석 달 만에 최고치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당사 계랑분석 모델에 의한 원달러 환율 시나리오는 완만한 상승을 예측하고 있다"며 "향후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 중반까지 상승할 경우 주식시장 불안과 함께 통화 정책 측면 금리 인상 필요성 등이 제기되면서 한국 경제의 불안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중국 요인이 국내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시즌을 치르는 과정에서 코스피 영업이익 전망(12개월 선행 영업이익 전년 동월 대비 6월말 -15.6%→7월 말 -9.2%→8월 현재 -4.7%)의 개선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중국 단체관광 허용으로 인한 국내 중국 소비테마주들의 기대감도 잔존해 있다는 점도 감안할 경우 결국 이번 중국발(發) 불확실성이 국내 증시에 미치는 부정적인 전이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