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 의사록 공개…매파 연준, 추가 금리 인상 여지 확인의사록 영향에 뉴욕증시 일제히 하락중국 경기 부진 겹악재에 증시 변동성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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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중국 경제가 거품 붕괴와 함께 장기 침체에 빠져들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는 가운데 증시의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16일(현지시각) 연준이 공개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로 되돌리기 위해 충분히 긴축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의사록은 "대부분의 참석자는 인플레이션이 물가안정목표를 훨씬 상회하고 노동시장이 타이트한 상황에서 상당한(Significant) 인플레이션 상방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이는 추가적인 긴축 통화정책을 필요로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강세를 나타내는 미국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통화정책 방향을 긴축에서 완화적인 기조로 쉽게 바꿀 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점에 위원 다수가 공감대를 이루고 있단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연준은 지난달 25~26일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5.0~5.25%에서 5.25~5.5%로 25bp 올렸다. 2001년 이후 22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다만 위원들은 통화 정책을 너무 빨리 완화해 인플레이션이 다시 높아질 위험과 지나친 긴축으로 경제가 위축될 위험 간 양면성이 심화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 사이에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파적인 회의록 공개에 이날 미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전일 대비 0.76% 하락했다. S&P500은 2거래일 동안 1.9% 떨어졌는데 2거래일 낙폭으로는 4월 이후 가장 크다. 나스닥지수는 1.15%, 다우지수는 0.52% 내렸다.

    채권시장도 흔들렸다. 이날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4.258%에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2008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08년 6월은 리먼 브러더스 사태로 연준이 초저금리 정책을 펼치기 직전 시점이다.

    국내 증시도 이 영향으로 약세다. 17일 오전 10시 22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1.3% 하락하며 2500선을 하회하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 10일부터 5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의 금리 인상에 대한 시그널과 추가적인 경제지표들을 확인하면서 증시가 변동성을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연준이 9월을 건너뛰고 11월께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고 점치고 있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FOMC는 올해 9월과 11월, 12월 세 차례 남았다.

    당장 투자자들의 눈길은 이제 다음주 잭슨홀 포럼으로 향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이 자리에서 어떤 언급을 할지 관건이다. 9월 FOMC 이전까지 추가로 살펴봐야할 인플레이션, 고용지표들도 다수 남았다.

    체이스인베스트먼트카운슬의 피터 투즈 사장은 "인플레이션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확신하지 못한다는 위원들의 의견에 동의한다"면서 "연준이 9월과 10월 내내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해 시장이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의 대형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이 촉발한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감이 커지는 가운데 중국 경제가 장기 침체에 빠져들 것이란 우려가 고조되는 점도 증시에 부담이다.

    지난 14일부터 비구이위안의 11개 위안화 채권 약 56억위안(약 1조원)어치의 거래가 중단된 바 있다. 비구이위안은 지난 7일 만기를 맞은 액면가 10억달러 회사채 2종에 대한 이자 2250만달러를 상환하지 못했다.

    특히 중국발 디폴트 리스크가 원·달러 환율 상승에도 일조해 증시 수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내외적으로 원·달러 환율 상승을 제어해줄 만한 재료가 부재하다"며 "단기적으로 달러보다 위안화 안정이 일단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시점에서 시장금리 추가상승과 달러 강세 심화, 증시 추가 조정 압력 강화 등 부정적인 시나리오에 베팅하기보다는 최소 잭슨홀 미팅까지는 지켜보고 전략 수정에 나서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