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지분 100% 취득… 장윤주 상무 대표이사로핵심부품 공급 밸류체인 형성… 수급 안정화·품질 강화해외시장 공략 일환… 기타 해외 매출 전년비 2배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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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동나비엔
    경동나비엔이 가스 보일러 밸브 제조회사 ‘타임기연아시아’를 인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품의 안정적 수급과 품질력 강화를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18일 경동나비엔에 따르면 회사의 100% 자회사 경동에버런은 지난 5월 9일 타임기연아시아 지분 100%를 취득했다. 취득 금액은 미공개다. 이후 생산본부장으로 있던 장윤주 상무를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타임기연아시아는 일본의 타임기연(Time Engineering Co.,Ltd)에서 투자해 설립한 가스밸브 제조기업이다. 타임기연은 20여 년간 한국 보일러기업에 거의 독점적으로 비례제어 가스밸브(가스 보일러에 공급돼는 가스 연료량을 원활히 제어해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하는 밸브)를 공급해온 회사다. 

    2000년대 후반 엔고현상에 따른 가격경쟁력 저하로 인해 한국에서 제품을 생산 및 공급키로 결정, 2011년에 타임기연아시아를 설립했다. 현재는 가스밸브 외에도 자동화 제어기기 및 안전화 기기의 설계와 제조 및 판매 등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매출액은 34억원, 영업이익은 1억4000여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인수에 따라 경동나비엔은 핵심부품 공급을 위한 밸류체인을 갖추게 됐다. ‘경동나비엔(보일러·온수기 제조) - 경동에버런(보일러 부품 공급) - 타임기연아시아(핵심 부품 설계 및 제조)’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가 구축된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경동나비엔의 인수가 글로벌 시장 공략 전략과 맞닿아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경동그룹은 그간 연탄으로 출발해 탄광, 보일러 생산, 도시가스로 사업영역을 다각화했고 난방사업 수직계열화를 구축하며 대기업으로 성장해왔다. 특히 품질 확보에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패가 달렸다고 판단, 핵심부품에 대한 수직계열화를 통해 제품의 품질을 유지해왔다. 

    덕분에 2008년 진출한 북미 시장에서는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러시아 시장에서는 2012년부터 벽걸이형 가스보일러 1위를 차지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제품력을 인정받고 있다. 

    경동나비엔은 지난해 하반기 캐나다와 우즈베키스탄 법인을 각각 설립한데 이어 올해 6월엔 멕시코 법인의 활동을 개시하는 등 주력시장을 넘어선 해외 시장 공략에 고삐를 죄고 있다. 이에 따라 핵심부품의 품질이 더욱 중요해진 상황이다. 

    실제 올해 상반기 경동나비엔의 해외 매출액은 3848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70.4%를 차지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북미·러시아·중국 등 지역 매출액은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가운데 기타 해외 매출이 크게 늘었다. 작년 상반기 기타 해외 지역 매출액은 105억원에 불과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202억원으로 2배 가량 늘었다. 해외시장의 개척에 사용된 해외시장 개척비도 작년 상반기 568만원에서 올해 상반기 1149만원으로 2배 넘게 증가했다. 

    이번 인수로 수급 안정화와 고정비 경감 효과도 기대된다. 그간 경동나비엔은 원자재비용, 물류비 등의 고정비의 변동에 따라 영업익이 영향을 받아왔다. 그러나 핵심부품을 직접 조달할 수 있게 되면서 수익성 개선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품질력을 강화하고 부품의 안정적 수급을 위해 전략적 인수를 단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