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1000억 준공정산이익 반영…전년比 124% 급증"FEED to EPC 등 수주전략…어닝 서프라이즈 기록"수익성 개선‧수주고 증가…사상최대 연간실적 가능성수소 등 신사업 가시화…"전통EPC에 지속가능 더해"
  • ▲ 서울 강동구 소재 삼성엔지니어링 본사 전경. ⓒ삼성엔지니어링
    ▲ 서울 강동구 소재 삼성엔지니어링 본사 전경.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엔지니어링이 사상최대 분기실적을 기록하면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연간 영업이익 '1조클럽' 진입 기대감 등 전반적으로 침체한 업계 분위기와 상반되는 모습이다.

    게다가 하반기 가시화되는 수주현안은 물론 친환경사업을 바탕으로 한 중장기 비전까지 제시하면서 긍정적인 분위기가 더해지고 있다.

    22일 반기보고서 분석결과 삼성엔지니어링은 연결기준 매출 5조3193억원, 영업이익 5698억원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 경우 전년반기 4조6567억원에 비해 14.2% 늘어나면서 2년연속 증가해 상반기 기준 최근 10년새 최대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같은기간 3278억원보다 73.8% 늘어나면서 3년연속 상승해 10년새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분기 기준으로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2분기 매출은 2조7858억원으로 전년동기 2조4933억원에 비해 11.7% 늘어나면서 9분기연속 전년대비 외형성장을 지속했다. 전분기 2조4696억원에 비해서는 12.8% 증가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3444억원으로 창사이래 가장 높은 분기실적을 나타냈다. 전년동기 1534억원에 비해 124% 증가하면서 10분기연속 전년대비 증익기조가 이어졌다. 전분기 1752억원에 비해서는 96.6% 증가했다.

    이번 어닝 서프라이즈 주요원인은 해외현장 화공 플랜트부문 준공에 따른 정산이익이 1000억원가량 반영되면서다.

    멕시코 DBNR, 사우디아라비아 자푸라 등 대형현장 매출기여가 지속하는 가운데 다수 프로젝트에서 △설계변경에 따른 증액 △발주처 귀책에 따른 EOT 클레임 환입 △물가인상분에 대한 보상 등 추가이익이 반영됐다. 시공능력평가액 기준 비슷한 규모 국내 건설사들의 주택현장 준공정산 손실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SGC이테크건설(1조3531억원), 두산건설(1조3168억원), 동양건설산업(1조3016억원) 등 시평액 1조3000억원대 건설사 3곳 상반기 원가율은 지난해 평균 84.4%에서 87.7%로 3.31%p 늘어난 반면 삼성엔지니어링(1조3897억원)은 같은기간 89.0%에서 85.4%로 3.64%p 감소했다.

    비화공부문 역시 지난해 사상최대 규모 그룹사 수주확대에 따른 매출증가와 전년대비 개선된 양호한 수익성 흐름이 이어지면서 탄탄한 실적을 유지했다. 1분기에 이어 일부 준공예정 프로젝트에 대한 원가조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정산이익 반영은 준공에 따른 일회성 효과로 볼 수 있으나 삼성엔지니어링 최근 수주 DNA 자체가 달라졌음을 증명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볼륨성장이 아닌 △목표마진에 부합하는 수주를 선별하겠다는 입찰전략 △FEED to EPC 수주전략 △기존 레코드를 바탕으로 한 수의계약 △공정 모듈화·자동화를 통한 자체적인 공기단축 △EPC계약 리스크관리 등 다양한 대내외적 전략이 이번 정산이익으로 확인된 셈"이라고 부연했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도 "대형 화공프로젝트 수익성 안정화와 그룹사 공사실적이 가속하는 가운데 일부 화공 프로젝트에서 예정원가율 개선 및 정산이익 반영으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며 "준공현장에 대한 대규모 정산이익은 수주단계에서부터 양질의 수주였음을 의미한다는 측면에서 향후 실적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긍정적인 성과"라고 평가했다.
  • ▲ 멕시코 도스보카스 정유 프로젝트 공사현장. ⓒ삼성엔지니어링
    ▲ 멕시코 도스보카스 정유 프로젝트 공사현장. ⓒ삼성엔지니어링
    이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삼성엔지니어링 연간실적 역시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에프앤가이드 집계를 보면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매출 10조8151억원, 영업이익 9792억원 실적을 거둘 것으로 추산됐다. 매출 경우 전년 10조543억원에 비해 7.56% 늘어나면서 2012년 11조원이후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7029억원에서 39.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최근 10년새 최대 규모다. 영업이익률 역시 10년새 최대치인 9.05%를 기록할 것으로 분석됐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화공부문 본질적인 수익성 개선으로 전반적으로 레벨업되고 있다"며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에 이어 지난해 수주한 말레이시아, 카타르 현장 하반기 매출액 추가반영 시작과 누적 수주잔고 증가에 힘입은 화공·비화공 매출액 증가 효과로 연간 영업이익 1조원 도달도 가능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상반기 신규수주는 3조8000억원으로, 연간 수주 목표치 12조원 기준 31.6%에 불과하다. 올들어 아직 유의미한 화공수주가 없었다. 그러나 화공부문 수주풀은 190억달러 수준으로 전분기 160억달러 대비 더 확대됐다. 경쟁입찰 70억달러, 수의계약 45억달러, FEED to EPC 75억달러 등이다.

    또한 사우디 자푸라2, 파드힐리 등 75억달러 규모 프로젝트는 현재 입찰을 완료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으로 6조~7조원 규모 화공 수주는 달성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관계사 물량수주도 호조를 보이고 있어 연간 목표치 달성은 문제가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엔지니어링이 이번 실적발표에서 수소, 암모니아, CCS(탄소 포집·저장) 등 친환경 사업에 대한 비전을 다시 한번 밝히면서 기대가 높은 상황이다. 시장 확대와 적극적인 투자를 고려할 때 화공 EPC회사에서 신재생에너지 생산으로 기업가치가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Beyond EPC 전략으로 라이센서와의 파트너십 추진, 투자 및 공동개발을 통한 핵심기술 확보와 고도화를 바탕으로 한 플래그십 적용을 통한 신규 프로젝트 확대 계획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대표적인 플래그십 프로젝트로 알려진 말레이시아 사라왁 H2biscus(수소), 말레이시아 Shepherd CCS, 오만 Hydrom(수전해) 등이 주목받고 있다. 이 중 청정수소와 관련해 4개 프로젝트가 구체화하고 있으며 특히 H2biscus의 경우 하반기 FEED, 2024년 EPC 돌입 등 이 가운데 가장 빠르게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수소를 활용한 연료·원료를 생산하는 E-to-M(Electrons-to-Molecules)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2030년 완공을 목표로 북미·중동 등지에서 SAF(Sustainable Aviation Fuel, 지속가능 항공유), 블루 암모니아 등 프로젝트를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차별화된 수익성 관리 능력을 증명하는 동시에 전통적인 사업 영역을 벗어나 지속가능 에너지부문에서 적극적으로 핵심 기술 및 프로젝트를 확보하고 있다"며 "이같은 친환경사업의 점진적인 구체화 과정은 사업영역 확대 및 기업가치 확장 측면에서 긍정적인 변화로 판단된다"고 말했다.